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주가가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에 급락했다. 당국의 빅테크 규제 완화 기대에 상승세를 보이던 텐센트가 의외의 암초를 만났다는 지적이다.

28일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의 최대주주인 네덜란드 프로수스는 27일(현지시간) 텐센트 등 보유 주식을 팔아 자사주를 매입하는 내용의 주가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암스테르담 증시에서 프로수스의 주가는 15.7% 오른 61.41유로로 마감했다.

전날 홍콩증시에서 텐센트는 장중 4%대 강세를 보이다 프로수스의 발표 직후 약세로 전환, 1.56%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어 이날도 장중 5%대 급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 마무리 기대에 이달 들어 6%가량 올랐던 텐센트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프로수스는 전 세계 인터넷 기반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시가총액 1위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터넷기업 내스퍼스의 자회사다.

프로수스의 27일 기준 시가총액은 1297억유로(약 176조원)로 텐센트의 3조4660억홍콩달러(약 568조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프로수스는 텐센트 지분을 28.82% 갖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만 해도 9989억홍콩달러(약 163조원)에 이른다. 프로수스의 지분 73%를 갖고 있는 내스퍼스는 요하네스버그 증시에 상장해 있으며 시가총액은 1조100억랜드(약 82조원)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수스와 내스퍼스 주주들은 회사 측에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라고 요구해 왔다.

프로수스의 텐센트 지분 매각 계획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수스는 지난해 4월에도 텐센트 지분을 2%가량 팔았다. 당시 앞으로 3년간 추가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은 의외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로수스 측은 텐센트 하루 거래량의 3~5% 이내에서만 매각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대 매각 규모나 종료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