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최종 낙점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거쳐 18년 만에 국내 자본을 대주주로 맞게 됐다.

KG 연합, 쌍용차 9000억대 인수 확정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인수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확정하는 안을 허가했다. KG그룹과 매각 측은 오는 10월 15일로 예정된 회생 기한 내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곧바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KG그룹 컨소시엄은 지난달 쌍용차 인수예정자로 선정돼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공익채권과 회생채권, 운영자금 등을 포함해 총 9000억원가량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캑터스PE와 파빌리온PE 등 재무적투자자와 손잡으면서 자금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4일 본입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가 있는지 확인했다. 이른바 스토킹호스 방식이다. 본입찰에 응찰한 쌍방울그룹이 인수대금으로는 KG그룹 3355억원보다 445억원 높은 3800억원을 불렀다. 그러나 인수 후 운영자금으로 제시한 7500억원 중 6000억원의 조달 계획이 불확실해 자체 보유 자금만 5600억원이 넘는 KG그룹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KG그룹은 계열사인 KG스틸(옛 동부제철)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해왔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던 KG스틸은 2019년 KG그룹에 인수된 뒤 흑자로 전환하며 정상화됐다. 자동차 차체와 부품용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하는 KG스틸은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공급한 인연이 있다. 쌍용차 인수가 마무리되면 KG스틸이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KG그룹은 전기차 생산 등 쌍용차 신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차 매각 측은 KG그룹 컨소시엄과 회생계획안을 작성한 뒤 오는 8월 말 또는 9월 초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로 넘어간 쌍용차가 처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건 2009년이다. 당시 인도 마힌드라가 회사를 인수하며 2년여 만에 회생절차가 종료됐지만 이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자 마힌드라그룹은 2020년 6월 쌍용차 경영권을 포기했다.

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대출금 만기가 도래하자 쌍용차는 그해 12월 다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2020년에 이어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2020년 12월부터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 입장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기존 에디슨모터스와의 계약에 비해 회생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채권단의 협력을 당부했다.

박시은/박한신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