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과 월가의 경제 전망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Fed는 경기 둔화가 예상되나 침체가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월가에선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성장률이 둔화하겠지만 경기 침체를 기본 가정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5% 역성장했고, 2분기에도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애틀랜타연은의 ‘GDP나우’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은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윌리엄스 총재는 “물가가 뛰고 있지만 경제는 여전히 탄탄하다”며 “우리는 침체(recession)가 아니라 둔화(slowdown)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둔화로 소비·수요가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1.0~1.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각 지역연방은행의 경기 지표들은 올 들어 뚜렷한 둔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각 지역연방은행의 경기 지표들은 올 들어 뚜렷한 둔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 역시 “올해 경제가 (잠재성장률 정도인) 2%를 밑돌겠지만 마이너스는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침체 없이 실업률은 조금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침체로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타겟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의 재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건 또 다른 침체 신호”라고 했다. 원자재가 인플레이션 전망치의 실시간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