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15시간 동안 일만 할 순 없지 않나"
"쉬기도 하는 거지, 너무 당연한 걸 지적해"
진 전 교수는 지난 28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런 분이 과연 의정을 제대로 수행할 만한 지적 능력을 가졌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늘 (야당이) 계속 지적하는 얘기는 외교 문제만 나오면 조선시대 같다"며 "꼭, 앉아서 뭐 국격이 어쩌는 둥 이런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어 "구체적으로 뭘 '결정적으로 잘못했다, 이런 걸 고쳐야 한다' 이랬으면 좋겠는데, 사사건건 아주 사소한 것들 두고 시비를 거니까 없어 보인다"며 "축구를 봤는지, 안 봤는지 그걸 뭐 하러 시비를 거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비행) 15시간 동안 일만 할 수는 없지 않냐"며 "축구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쉬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너무나 당연한 걸 문제라고 지적하니까 문제"라고 강조했다.
라디오에 함께 출연한 열린민주당(민주당과 합당) 대변인 출신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언론이 물어보는데 민주당 의원이 '그거 잘하신 겁니다, 축구 재미있게 보셨습니까'라고 답변할 수는 없지 않냐"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질문을 하면 거기에 답변해야 되는 것이 정치인의 의무"라고 진 전 교수를 반박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자료 보느라 쉬지 못했다. 그 중간에 유럽 축구와 책도 봤다'는 게 뭐가 문제냐"며 "자기 당이라고 무조건 옹호하지 마시고 멍청한 얘기를 했을 때는 멍청하다고 하시라"고 받아쳤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밤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 도착을 약 1시간 30분 남겨놓고 기내에서 취재진과 '깜짝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때 '10시간이 넘는 비행이었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냈느냐'는 질문을 받고 "프리미어 축구, 유로컵 좀 보고 책 좀 보고 그랬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이같은 답변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외교 행사를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백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실 말실수라면 말실수가 굉장히 많은 상황인데, 오늘도 보니까 처음 도착하시자마자 하신 말씀 중에 '비행기 안에서 뭐 했느냐' 하니까 '유럽 축구 보셨다' 이런 얘기를 하셨다"며 "외교로 나가다 보면 누구를 만날지,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한 인적 사항과 또 무슨 얘기를 나눌지 이런 거 준비하기에도 벅찬 시간인데, 축구를 보셨다고 하니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비행시간이 15시간이고, 자료 보느라고 쉬지를 못했다"며 "축구도 보고 책도 봤다고 했는데, 공부를 15시간 계속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아마 잠시 쉬는 시간에 축구도 보신 것 같은데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있는 것 같다"며 "회의를 가면 사실 공식적인 것도 있지만, 비공식적인 데서는 스포츠라든지 음식이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도 또 하나의 외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보면 윤 대통령은 장점이 많은 것 같다. 사실 대선 기간에도 조금씩 인기가 올라간 게 여성들에게 요리해서 제공한다든지 이런 오피셜한 것 이외에도 저는 충분히 외교에서는 중요한 게 있다고 본다"며 "축구 잠시 봤다고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다. 좀 너그럽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