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남성성을 꼽았다. 잘못된 방향으로 남성성을 강조하느라 무리한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독일에서 열린 G7정상회의 후 현지 매체 ZDF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성별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푸틴이 여성이었다면, 그가 이런 미치고 남성적인(macho) 침략 전쟁을 벌이진 않았을 것”이라며 “독성(toxic) 남성성의 완벽한 예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절 목욕하는 푸틴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주현절 목욕하는 푸틴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평소에도 남성성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웃통을 벗고 승마, 낚시를 하거나 냉수에 입수하는 모습을 줄곧 보여왔다.

이날 G7정상회의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은 G7 정상들의 이야깃거리가 됐다. 회의장에서 존슨 총리가 “우리가 푸틴 보다 강하게 보여야 한다”며 농담 삼아 재킷 탈의를 제안하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웃통 벗고 승마 정도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존슨 총리가 “우리의 근육을 보여줘야 한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존슨 총리의 도발이 나온 뒤 러시아 언론도 응수에 나섰다. 러시아 국영방송인 러시아-1의 방송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보리스는 왜 이렇게 소심하냐”며 “선전포고를 하라”고 말했다. 그는 “용기를 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가”며 “군대를 이끌고 상륙하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미국 방송 폭스뉴스의 진행자인 피어스 모간은 27일 “(존슨 총리의 셔츠 탈의는)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