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TCE 시그니처센터 '북적'
안으로 들어서자 호텔 로비처럼 고급스러운 라운지가 눈에 띄었다. 정갈한 차림의 한 노부인은 손녀와 함께 벽에 걸린 그림을 구경하고 있었다. 강현구 TCE 시그니처센터 PB(프라이빗뱅커)팀장은 “자산가들은 어릴 때부터 좋은 금융 습관을 들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며 “부모 소개로 센터를 찾는 자녀 고객이 많다”고 했다.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를 공략하기 위해 PB센터 강화에 나섰다. 2018년 50명이었던 PB 수는 지난달 76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PB 특화 점포도 2개에서 9개로 늘렸다.
TCE 시그니처센터는 우리은행 자산관리(WM) 부문의 핵심 ‘전초기지’로 꼽힌다. ‘WM 명가’로 꼽혔던 한국씨티은행에서 영입한 PB 13명을 배치했다. 김윤희 센터장은 씨티은행 최연소 WM 지점장 출신이다. 다른 PB들도 씨티은행에서 ‘최우수 PB’로 선정된 1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다.
우리은행은 씨티은행 출신 PB들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WM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센터장은 “우리은행의 다양한 컨설팅 팀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는 우리은행 부동산 컨설팅 팀과 함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PB의 역할이 금융상품을 제안하고 관리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부동산·세무·상속·증여·가업승계 등 다양한 자문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자산가들은 이미 시장 변화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이 저가에 나올 수 있다고 보고 매수를 준비 중이다.
TCE 시그니처센터가 관리하는 고객은 1200여 명으로 대부분 씨티은행에서 옮겨온 자산가다. 이 가운데 30·40세대 고객 비중은 약 10%로 계속 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나 스톡옵션 행사로 대박을 터뜨린 자산가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다. 이 센터의 관리 자산 규모는 7000억원에 달한다. 씨티은행에서 자산 이전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관리 자산 규모는 연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