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매도 리포트까지…카카오뱅크 '날개 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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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2650원(7.85%) 떨어진 3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3만650원까지 밀리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 대비 코스피지수가 300포인트가량 빠지는 등 급락장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이후 전체적으로 우하향하는 모습이다. 작년 8월 18일 기록한 고점(9만4400원)과 대비하면 무려 67.1%나 빠졌다. 당장 이달 들어서만 가격이 23.5% 떨어졌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힘껏 고평가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게 아니냐는 평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주가를 짓누른 결정적인 요인은 이날 나온 '매도 리포트'다. 앞서 이날 오전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분석을 개시하면서 투자의견 '언더퍼폼'(시장 평균수익률 하회)과 목표주가 2만4600원을 제시했다. 직전일 주가(3만3750원)를 27% 넘게 밑도는 가격을 목표가로 내놓은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에 카카오뱅크에 대해 제시한 목표주가 기준 시가총액이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과 비슷하다. 배당주인 데다 이익도 카카오뱅크의 10배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오히려 카카오뱅크가 더 높은 것"이라며 "카카오뱅크가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주'로서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 주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카카오뱅크 주가에 잔뜩 실망한 모습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카카오뱅크 주식 4054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개인은 1385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추가 급락을 예상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새로 들어갔다.
때아닌 '플랫폼주 대 은행주' 논쟁이 일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를 플랫폼으로 보는가, 은행으로 보는가를 두고 투자자들이 종목 토론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개인적으로 카카오뱅크를 어떤 주식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달라진다고 본다"며 "카카오뱅크가 기성 은행과 같은 은행주라고 본다면 지금 주가는 아직도 고평가 상태다. 다만 카카오라는 글자에 힘을 준다면 성장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감안해 보다 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