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 위협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일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4년9개월 만이다.  /마드리드=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 위협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일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4년9개월 만이다. /마드리드=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강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 대해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이날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에서 정상회의를 하고 대북 공조와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것은 2017년 9월 이후 4년9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삼각 협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같은 공통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형식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3국 공조가 강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매우 시의적절한 정상회의”라며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질 경우 공동 훈련을 포함해 한·미·일이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3국 정상은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의 확장 억제 강화와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하는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미국이 보유한 핵 억제력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확장 억제를 3국 정상회의에서 논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외교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날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반도체와 원전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폴란드, 프랑스, 덴마크 정상과도 잇따라 양자 회담을 하고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가 28일 주최한 갈라 만찬에서 처음 대면한 것을 포함해 이틀 동안 총 세 차례 만났다. 전날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자”고 말했다.

한편 NATO는 이날 열린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전략 개념에 합의했다. NATO는 러시아에 대해 “우리의 안보에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2010년 정상회의에선 러시아를 ‘파트너’로 규정했다. 당시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중국에 대해선 “우리 이익·안보·가치에 도전이 된다”며 “국제사회의 규칙과 질서를 훼손하려 한다”고 명시했다.

마드리드=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