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간선도로 전면 통제…지하차도 침수로 차량 고립도
"오늘 밤까지 곳곳 집중호우 이어져…내일 오후쯤 그칠 전망"


지난 29일 저녁부터 30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린 세찬 장맛비로 곳곳에서 침수와 고립 사고 등 피해가 속출했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 279.3㎜, 당진 246㎜, 경기 파주 탄현 226.5㎜, 화성 서신 252.5㎜, 서울 137.9㎜, 강원 원주 문막 118㎜ 등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처럼 거세게 내린 비로 인해 곳곳에서는 비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8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세류역 지하통로에는 빗물이 쏟아져 들어온 탓에 시민들이 바지를 걷어붙이고 이동해야 했고, 한때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오전 9시 31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중고차 매매단지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곳에 주차된 중고차들이 폭우로 인해 보닛을 포함한 차 일부가 아예 물에 잠겨버렸다.

충남 서산의 한 대형마트는 간밤에 내린 비가 들어차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시민들이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오전 6시 8분께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서는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차량 1대가 고립됐지만, 운전자가 스스로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충남 서산에서도 저지대 침수 주택 등 8곳에 갇혔던 주민 21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되기도 했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빗길 교통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0시 20분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에서 일산 방면 1차로를 달리던 아반떼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

이 사고 이후 바깥에 나와 서 있던 30대 남성 운전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다른 승용차 2대에 치여 숨졌다.

또 오전 1시 4분께 충북 제천시 봉양읍 중앙고속도로에서 부산 방향으로 가던 25t 화물차가 가드레일을 잇달아 들이받으면서 50대 운전자가 숨져 경찰이 빗길 사고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광교터널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25t 화물차가 터널 출구를 막으면서 3개 차로 출구가 모두 차단돼 터널 내 차량이 1시간가량 움직이지 못했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담벼락이 무너지고 토사가 유실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충남 서산에서는 폭우로 인해 운산면 갈산천 교량 30m와 고산천 제방 100m가 붕괴했으며, 태안에서도 아파트 앞에 싱크홀이 발생했다.

오전 9시 10분 경기 광주시 태전동에서도 "집 인근 산이 무너져 토사가 테라스로 들어왔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에서는 빌라의 담벼락이 무너져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여주시와 평택시에서도 농경지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불어난 물에 도로 곳곳이 잠기면서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중랑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오전 6시 43분부터 동부간선도로 본선과 진입 램프 교통이 전면 통제된 뒤 약 5시간 만에 해제됐다가 다시 통제됐다.

경기 시흥 안현교차로, 안산 단원구 신길동, 평택 고렴리 도로 등은 침수로 인해 한동안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

충북 충주시 칠금동과 음성군 음성읍의 도로도 하수도 역류로 침수됐으나, 지금은 물이 모두 빠졌다.

이 밖에도 가로수가 부러지고 지하실과 주차장에 물이 차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300㎜ 육박 장맛비에 중부지방 침수·교통사고 잇따라
기상청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오후 중 서울, 인천, 경기와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오후쯤 돼야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비 피해 우려 지역에서는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김준호, 우영식, 정찬욱, 박영서, 최은지, 홍규빈, 심규석, 김솔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