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BTS'부터 90년대 록밴드까지…올드보이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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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얼굴 '헤드라이너'에 등장한
올드보이들
축제의 얼굴 '헤드라이너'에 등장한
올드보이들
“훗날 손주에게 두고두고 알려줘야 할 공연.”(가디언) “30년 만에 펼쳐진 공연 중 최고.”(인디펜던트)
지난 25일 펼쳐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대한 평가다. 관객 10만 명을 홀린 주인공은 폴 매카트니(80). 그는 이날 3시간 동안 36곡을 열창했다.
이 축제의 52년 역사상 최고령 헤드라이너로 예전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단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진귀한 장면도 연출됐다. 영원한 단짝인 존 레넌과 함께 듀엣을 선사했다. 특수효과로 등장한 존과 ‘I’ve got a feeling’을 불렀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 잭슨의 솜씨였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거장의 무대에 록스타 데이브 그롤과 미국 록의 대부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동참했다. 폴과 존, 데이브와 브루스는 우리가 3년간 잊고 살던 걸 일깨웠다. 함께 모여 환호하고 노래 부르는 게 이토록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올해 페스티벌에선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보낸 베테랑 밴드가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대표적인 축제는 미국의 ‘서머페스트’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지향해서인지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가수가 명단에 즐비하다. 1999년 데뷔한 뒤로 2000년대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불리던 에이브릴라빈을 비롯해 1992년 결성돼 1990년대를 풍미한 아이돌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메인 무대에 오른다.
저항정신의 아이콘인 펑크밴드 그린데이도 출격한다. 1990년 첫 음반을 낸 뒤로 지금까지 그래미어워드를 5회 수상했다. 그린데이는 오는 2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1992년 데뷔한 메탈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은 레딩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 페스티벌에서도 비슷하다. 국내 대표 밴드인 넬이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1999년 결성된 록밴드 넬은 올해까지 9개의 정규 음반을 발매한 베테랑 밴드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자우림도 펜타포트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올드보이들이 돌아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공연 기획사들은 3년 전 짜놨던 축제 기획안을 코로나19 이후로 계약을 무기한 연장해 올해 다시 들고나왔다. 그동안 대면 공연을 하지 못한 탓도 있다. 신인들이 치고 올라올 무대가 사라져 새 얼굴을 발굴할 기회가 없었다. 3년간 적자였던 기획사 입장에선 티켓을 판매하려고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를 우선순위에 올렸다는 얘기다.
이웃 나라 일본도 록 페스티벌 준비에 한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스티벌 두 개가 연달아 열린다.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일본 니가타현에서 펼쳐지는 후지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음달 20~21일 도쿄와 오사카에서 서머소닉이 뒤를 잇는다. 후지록페스티벌에는 미국 록 밴드 뱀파이어위캔드를 비롯해 팝가수 할시 등이 대표주자로 선정됐다. 서머소닉은 포스트말론, The1975 등 2020년대에 부상한 아티스트들이 헤드라이너를 맡는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10만여 명이 운집했던 영국의 레딩&리즈페스티벌도 다음달 26일 개막한다. 세계 최장수 페스티벌로도 알려진 축제로 사흘간 영국 버크셔주 레딩과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에서 하루씩 번갈아 가며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 ‘악틱몽키스’ ‘데이브’ 등이 대표주자로 메인 무대에 선다.
실내에서 펼쳐지는 뮤직페스티벌도 연이어 펼쳐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사운드베리 페스타’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음악 향연을 선사한다. 국카스텐, 10㎝ 등 대중적인 밴드부터 헤이즈, 이무진, 카더가든 등 팝 가수들의 무대가 한데 엮인다. 경기 고양 킨텍스에선 다음달 6~7일 ‘하우스 오브 원더’가 펼쳐진다. 지코, 톰 미쉬, 자이언티 등 ‘힙스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아티스트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이 연달아 열린다. 코로나19에 가장 고전했던 장르였던 EDM이 화려한 부활을 선포한 것. 오는 9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선보이는 ‘송크란(S20)’을 시작으로 다음달 11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도 개최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지난 25일 펼쳐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대한 평가다. 관객 10만 명을 홀린 주인공은 폴 매카트니(80). 그는 이날 3시간 동안 36곡을 열창했다.
이 축제의 52년 역사상 최고령 헤드라이너로 예전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단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진귀한 장면도 연출됐다. 영원한 단짝인 존 레넌과 함께 듀엣을 선사했다. 특수효과로 등장한 존과 ‘I’ve got a feeling’을 불렀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 잭슨의 솜씨였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거장의 무대에 록스타 데이브 그롤과 미국 록의 대부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동참했다. 폴과 존, 데이브와 브루스는 우리가 3년간 잊고 살던 걸 일깨웠다. 함께 모여 환호하고 노래 부르는 게 이토록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1990년대 ‘별’들이 돌아왔다
페스티벌 애호가들에겐 개최만큼 반가운 소식이 헤드라이너 명단이다. 헤드라이너가 누구인지에 따라 티켓 수요가 요동친다. 축제의 끝을 빛내는 대표 아티스트라서다.올해 페스티벌에선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보낸 베테랑 밴드가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대표적인 축제는 미국의 ‘서머페스트’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지향해서인지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가수가 명단에 즐비하다. 1999년 데뷔한 뒤로 2000년대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불리던 에이브릴라빈을 비롯해 1992년 결성돼 1990년대를 풍미한 아이돌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메인 무대에 오른다.
저항정신의 아이콘인 펑크밴드 그린데이도 출격한다. 1990년 첫 음반을 낸 뒤로 지금까지 그래미어워드를 5회 수상했다. 그린데이는 오는 28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1992년 데뷔한 메탈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은 레딩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
국내 페스티벌에서도 비슷하다. 국내 대표 밴드인 넬이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1999년 결성된 록밴드 넬은 올해까지 9개의 정규 음반을 발매한 베테랑 밴드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자우림도 펜타포트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올드보이들이 돌아온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공연 기획사들은 3년 전 짜놨던 축제 기획안을 코로나19 이후로 계약을 무기한 연장해 올해 다시 들고나왔다. 그동안 대면 공연을 하지 못한 탓도 있다. 신인들이 치고 올라올 무대가 사라져 새 얼굴을 발굴할 기회가 없었다. 3년간 적자였던 기획사 입장에선 티켓을 판매하려고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를 우선순위에 올렸다는 얘기다.
3년 만에 전 세계 함성…BTS ‘제이홉’도 시카고행
헤드라이너를 제외하고도 라인업은 화려하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롤라팔루자는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밴드 메탈리카를 비롯해 두아 리파, 제이콜 등이 합류했다. BTS의 멤버 제이홉도 이번 축제에 솔로로 무대에 오른다.이웃 나라 일본도 록 페스티벌 준비에 한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스티벌 두 개가 연달아 열린다.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일본 니가타현에서 펼쳐지는 후지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음달 20~21일 도쿄와 오사카에서 서머소닉이 뒤를 잇는다. 후지록페스티벌에는 미국 록 밴드 뱀파이어위캔드를 비롯해 팝가수 할시 등이 대표주자로 선정됐다. 서머소닉은 포스트말론, The1975 등 2020년대에 부상한 아티스트들이 헤드라이너를 맡는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10만여 명이 운집했던 영국의 레딩&리즈페스티벌도 다음달 26일 개막한다. 세계 최장수 페스티벌로도 알려진 축제로 사흘간 영국 버크셔주 레딩과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에서 하루씩 번갈아 가며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TM)’ ‘악틱몽키스’ ‘데이브’ 등이 대표주자로 메인 무대에 선다.
3년 만에 ‘펜타포트’…EDM 축제도 가세
국내에서도 ‘록덕(록+덕후)’들을 설레게 할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3년 만에 대면 축제로 개최된다. 다음달 5일부터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3일 동안 록의 향연이 이어진다. 국내 대표 모던 록밴드 넬을 비롯해 자우림, 뱀바이어위켄드 등이 대표 아티스트로 무대에 오른다.실내에서 펼쳐지는 뮤직페스티벌도 연이어 펼쳐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사운드베리 페스타’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음악 향연을 선사한다. 국카스텐, 10㎝ 등 대중적인 밴드부터 헤이즈, 이무진, 카더가든 등 팝 가수들의 무대가 한데 엮인다. 경기 고양 킨텍스에선 다음달 6~7일 ‘하우스 오브 원더’가 펼쳐진다. 지코, 톰 미쉬, 자이언티 등 ‘힙스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아티스트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이 연달아 열린다. 코로나19에 가장 고전했던 장르였던 EDM이 화려한 부활을 선포한 것. 오는 9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선보이는 ‘송크란(S20)’을 시작으로 다음달 11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도 개최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