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은 체력전이다. 잔디에 앉아 느긋하게 허밍하는 사람, 격렬하게 춤을 추며 음악 그 자체에 취하는 사람, 오랜 팬심으로 뮤지션을 만나러 온 사람,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모인다.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을 한데 묶어주는 건 페스티벌을 더 다이내믹하게 만들어주는 놀이들. ‘기차놀이’가 대표적이다. 여러 명이 한 줄로 늘어서서 돌아다니는 추억의 그 놀이다. 주로 신나는 밴드들이 흥을 돋우는 타이밍에 이 놀이가 시작된다.

기차놀이·슬램…온몸을 던져볼까
‘슬램’은 관객들이 ‘핏(pit)’이라 부르는 빈 공간을 만들어 놓고 동시에 그 가운데로 뛰어들며 서로 몸을 부딪치는 행위다. 핏을 만들고 한 시점에 다 같이 중앙으로 달려드는 타이밍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곡을 충분히 숙지한 관객들이 즐기기 좋다. 주로 곡의 브리지 구간에서 핏이 생겨나며 슬램이 시작된다.

비슷한 놀이로는 무대 및 펜스 위에서 객석으로 몸을 날리는 ‘다이빙’, 공중에 팔과 다리를 휘두르는 ‘모싱’, 팔과 다리를 번갈아 휘두르며 춤을 추는 ‘스캥킹’, 관중 사이로 몸이 떠다니는 ‘서핑’, 여러 관객이 두 줄로 벌려선 후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월 오브 데스’ 등이 있다.

다만 부상 위험이 존재해 주변 상황을 항상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체구가 작은 관객이 슬램 과정에서 부딪힌 경우는 주변 관객들이 둘러싸고 재빠르게 일으켜 세워주는 게 예의다. 몸을 부딪치는 놀이가 부담스럽다면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가수와 교감하는 ‘떼창’이 있다. 마룬5, MUSE 등 해외 유명 밴드들은 한국 관객의 세계 챔피언급 떼창 문화에 감동받아 여러 번 재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