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여름 전력예비율이 5.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전력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점에서 올 여름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8월 둘째주 기준)를 91.7~95.7GW로 산출했다. 지난해 최대치 91.1GW(7월 27일)보다 0.6~4.6GW 높다. 이에 비해 전력 공급능력은 100.9GW로 지난해(100.7GW)와 비슷하다. 산업부는 “원전 가동이 지난해 17.7GW에서 올해 20.7GW로 높아질 예정이지만 노후 석탄발전 폐지와 정비 등 영향으로 전력 공급은 지난해와 비슷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면서 올해 전력 예비력은 5.2~9.2G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비율로 따지면 5.4~10.0%에 불과하다. 통상 업계에서는 전력 예비력이 10GW 이하, 전력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 상황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예비율은 10.5%였다.

정부는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총 9.2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자발적인 수요 감축과 신한울 원전 1호기 등 신규설비 시운전, 발전기 출력 상향 등의 방식을 총동원한다. 추가 예비자원은 평상시에는 가동하지 않지만 예비력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하락이 예상되면 단계별로 가동한다.

정부는 또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용 연료 필요 물량을 사전에 확보했다. 280개 공공기관은 실내 적정온도 준수, 조명 부분소등 등 수요 관리를 통해 절전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발전·송배전 설비와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설비를 사전에 점검해 여름철 불시고장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업장 등 국민적인 에너지절약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