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마지막 기회"…폭우 뚫고 백화점 명품관 달려간 이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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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샤넬·디올 인상설…
장맛비에도 백화점엔 대기 인파
장맛비에도 백화점엔 대기 인파
“폭우가 쏟아져도 샤넬 매장은 대기를 해야 입장할 수 있네요….”
직장인 김모 씨(32)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내 샤넬 매장을 찾았다. 비가 많이 내려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이미 연차를 낸 터라 매장을 방문한 것이었다. 백화점에 들어선 김씨는 깜짝 놀랐다. 폭우로 도심 곳곳 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이동이 어려웠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매장을 찾아 대기하고 있어서였다. 김씨는 두 시간가량 대기한 끝에 매장에 들어섰지만 제품을 구매하긴 어려웠다. 매장에 물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음달 샤넬 인상설이 돌면서 인상 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어렵게 매장을 방문했는데 여전히 제품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했다.
샤넬·디올 등 명품 매장의 ‘오픈런’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다음달 초 이들 브랜드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다. 전국 주요 샤넬이나 디올 매장 앞은 오픈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행렬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는 중이다. 폭우가 쏟아진 이날에도 오전부터 빗 속에서 줄을 선 이들이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커뮤니티 중심으로 샤넬이 곧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샤넬이 다음달 초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 등 인기 핸드백 가방 가격을 10%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설이 대표적이다. 앞서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로이터통신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7월 중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샤넬은 올 1월 ‘샤넬 코코핸들’(핸들 장식의 플랩백) 디자인과 소재 등을 일부 변경한 후 기존 501만원(미디움 사이즈 기준)에서 550만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월에도 샤넬 인기 상품인 클래식 플랩백·보이샤넬 플랩백·2.55백·클래식 체인지갑 등의 가격을 5%가량 올렸다. 이달 초에는 ‘코코크러쉬’ 등 파인 주얼리 제품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이번 주얼리 인상까지 포함하면 샤넬은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총 9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클래식 플랩백(미디움) 가격은 1180만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1월(715만원) 대비 65% 올랐다. 과거에도 3~4개월 주기로 가격을 올려왔지만 인상폭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코로나19 이후 2020년 5월(18.3%), 2021년 7월(12.4%)과 11월(15.7%) 등 두 자릿수 인상률을 나타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도 다음달 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디올은 올해 1월 레이디백·카로백·북도트 등의 가격을 최대 20% 가량 인상한 바 있다.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은 650만원에서 760만원으로 16.7% 올랐다. 이번에 또 인상을 하면 레이디백은 800만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디올은 매년 한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상 주기가 4~5개월로 점차 짧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과 디올이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돌자 이달 내내 각 백화점 매장엔 제품을 사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픈런 행렬에는 재판매 업자(리셀러)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도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부추기듯 온라인 명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곧 가격을 올릴 것” “하루라도 빨리 구입해야 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날 디올 오픈런에 나선 박모 씨(28)도 “디올 인상 소식에다가 백화점서 제품을 구입하면 웨딩 마일리지를 두배로 적립해 추후 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행사를 하고 있어 재고가 거의 없었다”며 “인상하기 전까지 매일 매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원성이 적지 않다. 가격 인상이 지나치게 잦고 인상 폭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명품 커뮤니티 곳곳에선 “물가가 오른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인상이 너무 잦아 황당하다”, “명품업체들이 AS(사후 서비스)는 신경쓰지 않고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린다. 소비자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난다”는 등이 글이 여럿 올라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직장인 김모 씨(32)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내 샤넬 매장을 찾았다. 비가 많이 내려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이미 연차를 낸 터라 매장을 방문한 것이었다. 백화점에 들어선 김씨는 깜짝 놀랐다. 폭우로 도심 곳곳 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이동이 어려웠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매장을 찾아 대기하고 있어서였다. 김씨는 두 시간가량 대기한 끝에 매장에 들어섰지만 제품을 구매하긴 어려웠다. 매장에 물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다음달 샤넬 인상설이 돌면서 인상 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어렵게 매장을 방문했는데 여전히 제품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했다.
샤넬·디올 등 명품 매장의 ‘오픈런’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다음달 초 이들 브랜드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다. 전국 주요 샤넬이나 디올 매장 앞은 오픈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 행렬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는 중이다. 폭우가 쏟아진 이날에도 오전부터 빗 속에서 줄을 선 이들이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커뮤니티 중심으로 샤넬이 곧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샤넬이 다음달 초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 등 인기 핸드백 가방 가격을 10%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설이 대표적이다. 앞서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로이터통신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7월 중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샤넬은 올 1월 ‘샤넬 코코핸들’(핸들 장식의 플랩백) 디자인과 소재 등을 일부 변경한 후 기존 501만원(미디움 사이즈 기준)에서 550만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월에도 샤넬 인기 상품인 클래식 플랩백·보이샤넬 플랩백·2.55백·클래식 체인지갑 등의 가격을 5%가량 올렸다. 이달 초에는 ‘코코크러쉬’ 등 파인 주얼리 제품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이번 주얼리 인상까지 포함하면 샤넬은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총 9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클래식 플랩백(미디움) 가격은 1180만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1월(715만원) 대비 65% 올랐다. 과거에도 3~4개월 주기로 가격을 올려왔지만 인상폭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코로나19 이후 2020년 5월(18.3%), 2021년 7월(12.4%)과 11월(15.7%) 등 두 자릿수 인상률을 나타냈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도 다음달 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디올은 올해 1월 레이디백·카로백·북도트 등의 가격을 최대 20% 가량 인상한 바 있다. 레이디 디올 미디엄 백은 650만원에서 760만원으로 16.7% 올랐다. 이번에 또 인상을 하면 레이디백은 800만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디올은 매년 한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상 주기가 4~5개월로 점차 짧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과 디올이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돌자 이달 내내 각 백화점 매장엔 제품을 사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픈런 행렬에는 재판매 업자(리셀러)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도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부추기듯 온라인 명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곧 가격을 올릴 것” “하루라도 빨리 구입해야 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날 디올 오픈런에 나선 박모 씨(28)도 “디올 인상 소식에다가 백화점서 제품을 구입하면 웨딩 마일리지를 두배로 적립해 추후 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행사를 하고 있어 재고가 거의 없었다”며 “인상하기 전까지 매일 매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원성이 적지 않다. 가격 인상이 지나치게 잦고 인상 폭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명품 커뮤니티 곳곳에선 “물가가 오른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인상이 너무 잦아 황당하다”, “명품업체들이 AS(사후 서비스)는 신경쓰지 않고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린다. 소비자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난다”는 등이 글이 여럿 올라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