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야자 폐지 등 '학생 중심' 정책으로 변화 이끌어
'9월 학기제 도입' 주장하기도…학교업무 재구조화는 무산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지난 8년간 가슴 속에 두고 씨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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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교육감 8년 재임 마무리…"새 변화 만들어달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30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민선 3·4기 교육감 재직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퇴임식은 교육청, 교육지원청 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교육감의 재직 시절 영상 상영, 감사패 전달, 송별사, 이임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교육감은 이임사에서 "선생님은 세상에서 가장 존엄하고 가치 있고 무겁고 책임 많은 직업 중 하나"라며 "경기 교육을 위해 일하는 여러분들이 정도를 거쳐서 앞으로 나가는 교육을 통해 관행과 전통, 체제, 틀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길,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재임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수학여행 길에 나선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사망한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그는 "당시 교육감 선거에 임하던 중 한편으로는 도망가고 싶었지만 제게 주어진 십자가처럼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했다"며 "비극을 넘어 희망을, 슬픔을 넘어 기쁨을 만들고자 모든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4·16 교육체제와 단원고 약전, 4·16민주시민교육원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 교육감 선거에 나설 당시 내건 표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를 언급하며 '신나는학교', '미래국제학교', '꿈의학교', '꿈의대학' 등의 정책이 이로부터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앞으로 경기 교육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감사해하며 희망을 찾도록 하겠다"며 이임사를 마무리하고 그동안 몸담았던 경기도교육청을 떠났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8년 재임 마무리…"새 변화 만들어달라"
이 교육감은 2014년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돼 당선된 뒤 지난 8년간 경기 교육을 이끌어왔다.

혁신학교와 고교평준화 등 진보 교육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정책들을 적극 시행했다.

특히 '학생 중심'을 강조하며 등교 시간을 오전 9시로 늦추고 야간 자율학습과 저녁 급식을 폐지하는 등 학교 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학교 개학이 여러 차례 연기됐던 2020년에는 9월 학기제를 주장하고 지난해 말부터는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교무실 업무 일부를 행정실로 이관하는 내용의 학교업무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학교업무 재구조화 사업을 비롯한 일부 사업은 현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실패했지만, 입시와 경쟁 위주이던 한국 교육을 바꾸는 데 이 교육감이 역할을 했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평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