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26일 발트해의 해저에서 두 번의 굉음이 울렸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가 폭발한 것이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건너 러시아에서 독일로 곧바로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가스관들은 왜 만들어졌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에 왜 폭발하게 됐을까?프랑스의 언론인 출신 작가 마리옹 반 렌테르겜은 <노르트스트림의 덫>에서 푸틴의 러시아가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는지 노르트스트림의 역사를 통해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재구성한다. 저자는 노르트스트림은 푸틴이 러시아의 위대함을 되찾기 위해 유럽 한복판에 깔아놓은 트로이 목마라고 고발한다.연간 수송 능력이 1100억㎥에 달하는 긴 파이프라인은 기술상 대단한 업적으로 평가되지만 구상 단계부터 반대 목소리가 컸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가 심화되어 푸틴이 천연가스를 전략무기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관의 지정학적 위치에서 배제되는 동유럽 및 발트해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마주할 수도 있었다. 결국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현실이 됐다.러시아는 20년 동안 체계적으로 가스관을 유럽 전역에 깔기 위해 힘을 썼다. 가스관은 선박으로 운송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 해결에 관심이 많은 유럽을 사로잡았다. 특히 독일은 가스관 건설에 앞장섰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푸틴이 보장하는 지위와 임금을 받고 꼭두각시 역할을 했다.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사실상 푸틴
형형색색의 네온이 마치 혼령처럼 떠돌며 밤을 점령하는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난다. 삶을 끝내고자 온 남자와 다른 삶을 시작하고 싶은 여자는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에게 빠져든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만난 이 둘의 운명은 마치 라스베가스가 그러하듯, 희망적이고도 절망적이다. 1995년에 개봉한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미국 아트하우스(저예산) 영화지만, 그 해 아카데미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평단과 시네필을 열광하게 했던 일대 사건이었다. 영화는 유독 한국에서 더 큰 사랑을 받았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90년대 성행했던 여러 영화 잡지와 영화평론지의 ‘특종’이자 센터피스(centerpiece)였다.영화를 연출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이후에도 <원 나잇 스탠드>, <썸바디 업 데어 라이크 미>, <메가독>(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메갈로폴리스>의 메이킹 다큐멘터리)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피기스 감독은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한국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는 피기스 감독은 2018년에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을 필두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 제천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심사위원장 등 한국의 영화제들에 꾸준히 참여했다.피기스 감독은 올해에도 대학로에서 열리는 월드 2인극 페스티벌을 포함한 크고 작은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은 마스터 클래스를 위해 추계예술대학교에 방문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오랜만에 재회하여 그의 지난 작품들, 그리고 최근에 작업한 코폴라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 꽤
농심은 신라면 툼바 모델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에드워드 리 셰프(사진)를 모델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농심 관계자는 "에드워드 리 셰프가 흑백요리사에서 보여준 한국과 서양 식문화를 융합한 독창적인 요리와 음식에 대한 진정성 등이 신라면 툼바의 이미지와 부합해 모델로 발탁했다"고 말했다.신라면 툼바는 농심이 지난 9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제품이다. 기존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새우, 베이컨 등을 넣어 마치 투움바 파스타처럼 만드는 이른바 ‘모디슈머(수정하다+소비자) 레시피’가 SNS에서 유행하자 농심이 제품화한 것이다.신라면의 매운맛은 물론 꾸덕꾸덕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용기면인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은 출시 두 달 만에 500만 개 팔릴 정도로 인기다. 지난달 나온 봉지면 제품은 불과 한 달 만에 판매량이 600만 개를 넘어섰다.농심은 에드워드 리 셰프와 함께 한 광고를 다음 달 초 선보인다. 광고는 인터뷰 형식으로, 에드워드 리 셰프는 신라면 툼바 특유의 맛을 소개하고 자신의 스페셜 레시피를 공개한다.에드워드 리 셰프는 "신라면은 한국의 매운맛이라는 중심을 지키면서, 멈추지 않고 새롭게 나아가며 '맛있는 인생'을 선물하는 요리"라며 "신라면을 재해석한 신라면 툼바를 맛있게 즐기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