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출신 HR전문가가 한국에 '실리콘밸리식 학교' 만든 까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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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그는](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496428.1.jpg)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TEU 커미티 코프레지던트)는 혁신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이런 큰 규모의 고민을 했던 곳들"이라며 "시야를 확 넓혀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그랜드챌린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만 명 아닌 10억 명의 문제 찾아야"
황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를 바꿀 혁신가에게 필요한 첫 번째 역량으로 '넓은 시야'를 꼽았다. 그는 "내가 아는 것, 내가 본 것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문제에 한정하면 몇십만 명, 많아야 몇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만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황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시니어 HR 비즈니스 파트너로 일한 인사 전문가다. 야후코리아의 인사본부장, 구글코리아 인사팀장,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고, 40여 개 스타트업에 인사 부문 자문을 했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스타트업계 혁신 인재를 키우는 일에 팔 걷고 나섰다. 비영리 사단법인 타이드인스티튜트의 TEU(Tide Envision University)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황 대표는 혁신을 꿈꾼다고 말하는 많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에만 천착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한테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뭐냐고 물어보면 취업 문제, 황사 문제 같은 걸 얘기한다"며 "물론 이 문제들도 중요하지만 우주 쓰레기, 아프리카 기아, 기후변화 등 더 크고 전 세계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업적으로 엄청난 먹거리가 되는 데 한국 인재들이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게 황 대표 얘기다.
![TEU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모습.](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496401.1.jpg)
글로벌회사 환상 대신…실력 키워라
TEU는 특강도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각 첨단기술 영역에서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혁신가들과 함께 하는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황 대표는 "자신의 비전을 주변에 전파하고 설득하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와 에너지,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열린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후반부엔 비슷한 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팀을 이뤄 실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미국 실리콘밸리 '싱귤래리티대'를 벤치마킹한 TEU의 커리큘럼](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496481.1.jpg)
글로벌 기업인 구글에서 HR을 담당했던 황 대표는 "한국 청년들에게 글로벌 회사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큰 회사에서 작은 역할만 하다 보면 크게 배울만한 게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회사에 들어가겠다고 인터뷰 잘하는 기술만 연습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어떤 한 영역에 전문가로 이름이 나면 회사 쪽에서 찾아온다"고 했다.
"당장 '나는 왜 이 기술적인 부분을 모를까' 하고 열등감을 갖기 보다는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으면 합니다. 큰 시야를 가지고 넓게 보면 미래를 바꿀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