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등 충격에 2년10개월 만에 최저…서울은 8주 연속 매수 위축
서울 아파트 거래량 다시 감소세…5월 신고건수 작년의 35%, 역대 최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90 이하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우려에 수도권 전역에 걸쳐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의 35% 수준으로 급감하며 5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를 기록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8을 기록하며 90 이하로 떨어졌다.

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의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긴 하지만 수치상 수도권 매매수급지수가 90 이하로 내려온 것은 2019년 8월 12일(89.6) 조사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금은 집 살 때 아냐"…수도권 매매수급지수 90 이하로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매수)와 공급(매도)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팔 사람에 비해 살 사람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서울의 경우 87.0으로 8주 연속 지수가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지역 5대 권역의 지수가 일제히 지난주보다 낮아졌다.

지난 5월 초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로 매물이 늘고 있지만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줄어든 영향이다.

'3·9 대선'을 전후해 규제완화 기대심리가 반짝 작용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은 매물 증가, 고물가, 금리 인상 등의 금융시장 충격에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통계를 보면 대선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1천437건), 4월(1천751건)에 조금씩 늘어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월(1천734건) 들어 다시 감소했다.

지난 5월 거래량은 1년 전인 작년 5월(4천900건) 대비 35.4% 수준으로,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6월은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아직 한 달 더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거래량이 616건에 그쳐 5월보다도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 등이 내놓은 매물이 쌓여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잘 안 된다"며 "시세보다 4천만∼5천만원 이상 낮춘 급매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매물은 빅데이터업체 아실 집계 기준 현재 6만4천770건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전(5월 9일)의 5만5천509건보다 16.6% 증가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매매수급지수는 각각 91.0, 91.6으로 역시 지난주(91.1, 91.9)보다 낮아져 역시 시중에 매수자에 비해 매도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집값이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심리 위축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