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난민 자립 돕는 '글로벌 숍' 개관

"난민 엄마들이 서로 의지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
최근 국내 난민의 자립을 돕는 자조모임 공동체인 '글로벌 숍'을 개관하는 데 힘을 보탠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 인정자 왕갈라 도르카스 씨의 말이다.

경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에서 난민 가정을 지원하는 일을 담당하는 그는 2일 연합뉴스에 "며칠간 장맛비가 내렸음에도 코트디부아르와 우간다, 카메룬 등 다양한 출신의 난민 수십 명이 찾았다"며 "고생한 보람이 있더라"고 웃었다.

이어 "이곳이 더 많은 난민 엄마들이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의지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사랑방'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에 사는 난민 엄마들만의 '사랑방'이 탄생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이 난민 수용을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정식 체류 허가를 받은 난민은 인도적 체류자 2천437명, 인정자 1천222명 등 총 3천659명이다.

그러나 난민 심사에 탈락한 불인정자와 심사를 대기하고 있는 난민 신청자 등은 이보다 훨씬 많은 1만 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은 불안정한 체류 상황 탓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힘들고, 육체노동이나 일용직만 가능하다.

의료보험에 가입하기도 힘들다.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가 최근 난민을 위한 공동체인 '글로벌 숍'을 개관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부터 1년에 두 차례씩 진행했던 '난민 가정을 돕기 위한 바자회'의 참여 열기가 생각보다 뜨거웠던 것이 계기가 됐다.

센터 관계자는 "바자회에 참여한 난민 간에 정을 나누고 필요한 정보도 교환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만족도가 높았다"며 "'계속 행사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많아 상설 모임으로 운영해 보자고 직원들끼리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민 중 상당수가 한국 사회가 낯설고 우리말도 서툴다 보니 난민 신청 방법은 물론이고, 병원 가는 방법이나 자녀 입학 절차 등 기본적인 생활 정보에 대한 궁금증이 생각보다 크더라"며 "인적 교류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공동체 공간은 2015년부터 한국어 교육과 육아 방법, 네일아트, 미술 교육 등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교육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개관을 기념해 지역 주민들과 여러 단체에서 영유아 의류를 비롯해 육아용품, 아동용 도서, 생활용품, 주방 잡화 등을 기부했다.

센터 관계자는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난민들의 자립과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난민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숍은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운영된다.

참여 문의는 ☎ 031-599-1773.
"한국에 사는 난민 엄마들만의 '사랑방'이 탄생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