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설탕왕’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 등이 결성한 한국시멘트협회가 창립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시멘트의 날’을 제정해 기념식을 열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1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쌍용C&E·한일·아세아·성신양회 등 시멘트업계 대표와 국회의원, 레미콘업계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시멘트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현준 시멘트협회장(쌍용C&E 대표)을 포함한 주요 7개 시멘트업체 대표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고품질 시멘트 공급 △탄소저감기술 개발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다짐했다. 이 회장은 기념사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로 에너지 안보에 앞장서는 한편 순환자원(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재활용 확대로 환경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매년 25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멘트산업은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42년 7월 강원 삼척에 8만t 규모 시멘트 공장 설립으로 시작됐다. 이후 국내 최초 시멘트업체인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가 1957년 설립됐고 1958년 현대건설 시멘트사업부, 1961년 한일시멘트, 1963년 쌍용양회(현 쌍용C&E) 등이 잇따라 출범했다. 시멘트의 날이 7월 1일로 제정된 이유는 1963년 7월 1일 당시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과 허채경 한일시멘트 사장, 이양구 동양시멘트 사장 등 업계 대표 다섯 명이 모여 시멘트협회를 발족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후 60여 년간 업계의 지각변동도 컸다. 현대건설 사업부에서 1969년 분사된 현대시멘트는 2010년 산업은행 워크아웃을 거쳐 2017년 한일시멘트에 매각됐다. 동양시멘트는 동양그룹이 해체되면서 2015년 삼표가 인수했다. 업계 1위인 쌍용C&E는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일본 태평양시멘트에 인수됐다가 2016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됐다. 한라시멘트도 외환위기 이후 프랑스 라파즈그룹에 매각됐다가 PEF(베어링PEA)를 거쳐 2018년 다시 아세아시멘트에 매각됐다.

국내 시멘트업계의 지난해 총 매출은 4조4156억원이다. 시멘트 총생산은 연간 6000만t으로 세계 8위 규모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