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택 가격, 버블일까 상승일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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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시장상황 버블 또는 상승 잘 구분해야
잘못된 버블 진단으로 나온 정책들, 되레 버블 초래하기도
시장상황 버블 또는 상승 잘 구분해야
잘못된 버블 진단으로 나온 정책들, 되레 버블 초래하기도
부동산거품지수란 현재의 부동산 가격 수준이 향후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스위스 투자회사인 UBS에서 발표하는 “글로벌부동산거품지수(Global Real Estate Bubble Index)”가 있습니다. 펀더멘털 밸류에이션과 경제적 왜곡 그리고 개별도시지수 등 5가지 도시별 가격지수를 활용해서 산정합니다.
이 지수 값이 -0.5~0.5 사이이면 적정(fair value)하다고 보며 1.5를 넘으면 거품(bubble)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추정합니다. 홍콩의 경우 이 지수가 2021년 1.90을 기록 중이니 버블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도쿄는 이 수치가 1.46로 집 값이 고 평가(overvalued)된 상태라고 나타났습니다. 아시아에서 대표적으로 집 값이 높은 싱가포르가 0.52로 일본보다 낮아 적정한 상태로 판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연도별 비교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2021년의 주택가격이 훨씬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과 비교해 대부분의 도시들의 버블지수가 그리 높아지지 않았고 어떤 경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버블인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울은 이 지수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평가를 해보면 고평가나 적정수준이지 버블 단계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도시들과 비교해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상대적으로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펀더멘털 벨류에이션의 주요지표 중 하나인 price to rent(월세대비 부동산가격)가 여타 나라에 비해 극히 낮게 도출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전세 위주의 임대차시장으로 인해 월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인이 작용한 탓입니다. 물론 올해 5월 월세 거래 비중이 50%를 넘어가면서 이 또한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도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이 부동산거품지수를 만들어 투자나 강의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기곰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가 상승률과 전세가 상승률을 동시에 고려한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버블지수가 클수록 특정 지역에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고, 마이너스면 저 평가지역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2022년 5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버블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강동(31.17%), 용산(28.82%), 노원(27.67%)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서초(6.19%)와 송파(6.92%)는 허용범위 내에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강북(-48.0%), 성북(-33.03%), 종로(-27.57%)는 역 버블지역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버블 논란이 커지는 중입니다. 대형상업용부동산업체인 ‘마커스앤드밀리챕(Marcus & Millichap)’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택시장에는 거품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택시장 거품 형성에 기인한 주요 요인으로 수요를 넘어선 주택 과잉공급을 꼽았는데 현재는 주택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런 분석은 무디스(Moody’s)의 최근 보고서(Macroeconomics-US: Housing Market cools as mortgage rates rise)와도 일치합니다. 무디스에 따르면 주택의 자기자본(equity)이 대출금보다 훨씬 많아서 여차하면 집을 매각할 수 있어 차압 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부동산의 가격이 버블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투자의 참고자료로서 이런저런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은 투자자들의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하지만 버블과 상승을 헷갈려서는 안 됩니다. 2014년부터 서울과 강남의 부동산이 상승세에 접어들었는데 당시에는 전혀 버블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판단하는 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2017년 당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던 2017년 당시 서울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대의 상승률을 보이던 중이었습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의 30년 평균 상승률이 5%대이니 정상적인 상승률이었습니다. 당시를 버블로 판단한 문재인 정부는 다양하고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사용해 실제로 버블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버블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이렇게 중요합니다.
현재의 부동산가격이 버블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특정지역, 특정상품이 많이 올랐다고 버블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기곰의 버블지수에 의하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서초구가 아닌 노원구가 오히려 버블로 판단됐습니다. UBS도 보고서에서 밝혔지만, 자기네 지수도 버블의 복잡성을 완전히 반영시킬 수 없고, 향후 조정이 나타날지 그리고 언제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 지수는 큰 폭의 가격 조정의 위험성이 널리 퍼져있음을 말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버블지수 또한 거품인 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 지수 값이 -0.5~0.5 사이이면 적정(fair value)하다고 보며 1.5를 넘으면 거품(bubble)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추정합니다. 홍콩의 경우 이 지수가 2021년 1.90을 기록 중이니 버블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도쿄는 이 수치가 1.46로 집 값이 고 평가(overvalued)된 상태라고 나타났습니다. 아시아에서 대표적으로 집 값이 높은 싱가포르가 0.52로 일본보다 낮아 적정한 상태로 판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연도별 비교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2021년의 주택가격이 훨씬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과 비교해 대부분의 도시들의 버블지수가 그리 높아지지 않았고 어떤 경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버블인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울은 이 지수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평가를 해보면 고평가나 적정수준이지 버블 단계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도시들과 비교해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상대적으로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펀더멘털 벨류에이션의 주요지표 중 하나인 price to rent(월세대비 부동산가격)가 여타 나라에 비해 극히 낮게 도출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전세 위주의 임대차시장으로 인해 월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인이 작용한 탓입니다. 물론 올해 5월 월세 거래 비중이 50%를 넘어가면서 이 또한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도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이 부동산거품지수를 만들어 투자나 강의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기곰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매가 상승률과 전세가 상승률을 동시에 고려한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버블지수가 클수록 특정 지역에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고, 마이너스면 저 평가지역으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2022년 5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버블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강동(31.17%), 용산(28.82%), 노원(27.67%)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서초(6.19%)와 송파(6.92%)는 허용범위 내에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강북(-48.0%), 성북(-33.03%), 종로(-27.57%)는 역 버블지역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버블 논란이 커지는 중입니다. 대형상업용부동산업체인 ‘마커스앤드밀리챕(Marcus & Millichap)’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주택시장에는 거품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택시장 거품 형성에 기인한 주요 요인으로 수요를 넘어선 주택 과잉공급을 꼽았는데 현재는 주택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런 분석은 무디스(Moody’s)의 최근 보고서(Macroeconomics-US: Housing Market cools as mortgage rates rise)와도 일치합니다. 무디스에 따르면 주택의 자기자본(equity)이 대출금보다 훨씬 많아서 여차하면 집을 매각할 수 있어 차압 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부동산의 가격이 버블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투자의 참고자료로서 이런저런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은 투자자들의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하지만 버블과 상승을 헷갈려서는 안 됩니다. 2014년부터 서울과 강남의 부동산이 상승세에 접어들었는데 당시에는 전혀 버블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판단하는 게 더 정확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2017년 당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되었던 2017년 당시 서울 강남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대의 상승률을 보이던 중이었습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의 30년 평균 상승률이 5%대이니 정상적인 상승률이었습니다. 당시를 버블로 판단한 문재인 정부는 다양하고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사용해 실제로 버블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버블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이렇게 중요합니다.
현재의 부동산가격이 버블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특정지역, 특정상품이 많이 올랐다고 버블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기곰의 버블지수에 의하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서초구가 아닌 노원구가 오히려 버블로 판단됐습니다. UBS도 보고서에서 밝혔지만, 자기네 지수도 버블의 복잡성을 완전히 반영시킬 수 없고, 향후 조정이 나타날지 그리고 언제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 지수는 큰 폭의 가격 조정의 위험성이 널리 퍼져있음을 말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버블지수 또한 거품인 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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