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타우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4일 과학계에 따르면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소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가 타우 올리고머를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타우 올리고머는 타우 단백질이 엉켜서 뭉쳐있는 상태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환자에게서 많이 보이는 현상이다.

일본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 6월 5일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p62’ 수용체 단백질은 타우 올리고머에 선택적으로 유비퀴틴을 결합시켜 분해시킨다. 유비퀴틴은 일종의 ‘빨간 딱지’로, 유비퀴틴이 결합된 단백질은 세포 내 분해기관(리소좀)에 의해 제거된다.

연구진은 치매 쥐 모델을 이용해 p62의 기능을 확인했다. 치매 쥐의 일부에서 p62 유전자를 제거한 것이다. 유전자를 제거한 쥐의 뇌를 관찰하자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신체의 호흡, 심장 박동 등을 조절하는 뇌간 등에서 타우 올리고머가 다량 발견됐다.

또 p62 제거 마우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해마가 퇴화되고 염증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p62를 제거하지 않은 치매 쥐 군에서는 타우 올리고머의 축적량이나 퇴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p62가 뇌에서 타우 올리고머의 응집을 제거하고 축적을 방지함으로써 신경을 보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노 마이코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소 박사는 “타우 올리고머를 정확하게 표적하는 약물 개발에 있어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많은 연구자와 바이오 기업들이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뇌질환의 원인으로 타우 단백질을 주목하고 있다.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이 임상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지난해 18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은 인지 개선 효과가 적어, 임상의와 환자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아델이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항체 약물 ‘ADEL-Y01’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윤승용 교수가 개발한 물질로, 변형된 타우 단백질에 결합해 사멸에 이르게 한다. 2020년 오스코텍과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뒤,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