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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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네릭(복제약) 사업부 '산도스(Sandoz)'를 분사해 별도 상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존슨앤드존슨(J&J) 등도 다른 사업부문을 잇따라 떼내면서 빅파마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네릭은 가격경쟁 불가피…혁신신약에 '올인'

4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최근 노바티스의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 회사가 산도스를 분사해 별도 상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산도스를 매각하거나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산도스는 지난해 96억달러(약 1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에 비해 노바티스의 혁신의약품(Innovative Medicines) 사업부문 매출은 420억달러(약 55조원)로 6% 증가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제네릭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혁신의약품 연구개발(R&D)에 집중한다는 게 노바티스의 전략이다.

노바티스가 산도스 정리 계획을 밝힌 후 블랙스톤과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공동 입찰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노바티스에 250억달러(약 32조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인플레이션,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상황이 나빠지면서 신용대출이 어려워지자 매각 대신 분사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노바티스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바티스는 최근 글로벌 직원을 최대 8000명 해고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총 직원(10만8000명)의 7.4% 수준이다. 불필요한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GSK·J&J는 '캐시카우' 사업도 분리

다른 빅파마들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마저 분리하고 있다. GSK는 이달 중순 GSK컨슈머헬스케어를 분사할 예정이다. 혁신신약 및 백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GSK컨슈머헬스케어는 오는 18일 런던증권거래소 상장과 함께 '헤일리온'이란 이름으로 공식 출범한다. 업계에서는 헤일리온이 2011년 글렌코어(367억파운드)를 제치고 런던증권거래소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J&J도 지난해 11월 존슨즈 베이비파우더, 아비노, 리스테린 등 소비자 헬스케어 부문을 분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분사 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그 대신 제약부문은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항암 신약 등으로 2025년 약 70조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외신들은 이 결정에 대해 "J&J의 135년 역사상 가장 큰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머크(MSD)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만성질환·여성건강 사업부문 등을 '오가논'이란 이름으로 분리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