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2022년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버터나이프 크루 4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5일 밝혔다.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은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로, 2019년 처음 시작돼 지난해까지 총 486명의 청년이 124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올해는 성평등 9팀, 젠더 갈등 완화 2팀, 일자리 3팀, 마음 돌봄 3팀 등 총 17팀에 63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해마다 이어져 온 사업이 시작한 지 닷새 만에 엎어진 것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SNS 글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가부의 이번 사업을 두고 “여가부 사업에 회의적”이라며 “(지원사업이) 벌써 4기를 맞고 있는데 남녀 갈등 개선에 무슨 효과가 있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오히려 명분을 내걸고 지원금 받아 가는 일부 시민단체와 유사한 점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통화해 이와 같은 비판을 전달했다"고 하면서 “여가부가 왜 폐지돼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더 보여줬다”고도 덧붙였다.
여가부 관계자 역시 “이전부터 내부 평가에서 사업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긴 했다”면서도 “이번 전면 재검토의 직접적인 계기가 권 원내대표의 비판 때문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장관이 말 한마디 듣고 하루 만에 납작 엎드리냐”며 “김 장관(김현숙 장관) 위에 권 장관(권성동 원내대표)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버터나이프 크루 4기의 경우 ‘참여의 다양성 확보’를 선정 기준으로 내세웠으나 전체 참여자 63명 가운데 남성은 1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가부는 남성 참가자의 숫자는 공개를 거부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평등 이슈에 관심이 많은 쪽은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남성 참가자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은 8월 중간발표회, 11월 최종보고회 등을 앞두고 있었으나 해당 일정은 물론 배정된 예산까지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