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중국 vs 미국, 해변국가 vs 산악국가…ESG에 대한 상반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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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ESG :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말한다. 기업이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특정 소수 주주의 이익만 대표해서는 않되고, 기업시민으로서 공헌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지금 이 시점에서 나오게 되었을까?
7월 초에 이미 35-36도를 넘나드는 날씨를 보면 환경의 중요성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깨달았고, 인류의 생존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환경을 만든 것은 인간이고,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것은 기업이다. 이제 그 기업이 인류의 생존 연장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ESG로 나타났다.
-탐욕 대 미래 생존
기업의 환경보호에 대한 의무, 법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 보다 인간적인 근무 환경에 대한 강조는 아무래도 선진국 그룹이 유럽과 미국에서 더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기업은 주주 이익을 최대화해야 한다는 기존 자본주의 기본 개념이 가져온 불행한 사태를 먼저 겪었고, 그에 따른 시민사회의 반발도 더 거세게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적인 이타적 마음도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에 ESG에 반대하는 나라들은 주로 중국.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적 국가이다. 이들 나라에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자유가 ESG를 찬성하는 국가에 비하여 없다시피 한다. 이들 국가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 특히 환경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찬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배 구조에 대하여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환경 관련 ESG도 제한적 관심일 수 밖에 없다. 인천연구원이 펴낸 ‘중국 ESG제도 환경과 기업 경영’에 의하면 세계 제1의 인구, 산업 대국이자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 수준인 중국은 정부의 ‘2030년 탄소배출량 정점으로 감축, 2060년 탄소중립’ 실현을 발표하면서 ESG가 부각되기 시작되었다. 중국 ESG 투자는 글로벌 ESG 투자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나 중국의 ESG 투자에 관한 관심 열기가 지속해서 높아지면서 향후 큰 성장잠재력을 지녔다. 지금까지 중국 ESG는 발전 초기 단계로 현재 기업에 대한 공시 의무화 규정은 없으나, 최근 들어 상장기업의 ESG 관리에 대한 의식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자발적인 ESG 공시 비중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오히려 중국은 ESG를 미국과 유럽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패권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기 위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현재 생존 대 미래 생존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잠기기 시작했다. ESG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닌 임박한 생존의 문제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서남아의 가난한 국가들에게 ESG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선 하루 하루 살기 위한 몸부림이 먼저이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로 인구 28만명에 불과한 바누아투는 해수면 상승과 잦은 태풍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협으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게 되었다.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 (2020.10.23.) 정은주 시드니무역관장에 의하면 또 다른 남태평양 섬국가인 투발루는 낮은 지형 때문에 허리케인을 비롯한 돌풍이 불어올 때마다 바다 모래가 도심 쪽으로 불어오면서 해변가에 있는 나무들이 쓰러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있어 왔다. 하지만, 투발루를 더 가라앉게 하는 요인은 선진국의 탄소 배출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이다. 1961년 이후 해마다 약 1.8mm씩 상승했는데 1991년 이후에는 해마다 약 3.1mm씩 상승했다. 현재는 매년 5mm 이상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 전 세계 평균보다도 월등히 빠른 속도로 투발루는 가라앉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20년 발표에 의하면 “21세기가 지나기 전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남태평양의 섬나라, 인도네시아, 베네치아같은 연안국가들은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협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우리의 인천국제공항도 203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아프리카, 서남아 국가 그리고 중남미 국가에서 ESG에 적극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 아직 그 나라들은 지구 환경 변화로 목전의 위험을 실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ESG로 인한 저개발국가의 환경 보호 비용, 저임금 노동에 대한 규제, 기업 소유구조에 대한 ESG 평가 등은 당장 먹고 살기에 급함에 비하여 우선순위에서 멀기 때문이다.
이처럼 ESG는 급박한 인류 생존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대응하는 것은 각 국가의 현존 이익과 인류의 미래 이익 사이에서 큰 갭이 존재한다. 이러한 갭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해변 연안국가들은 조만간 잠길 것이고, 해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들은 더위와 추위, 홍수와 가뭄 사이를 오가며 머지 않은 장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지금 이 시점에서 나오게 되었을까?
7월 초에 이미 35-36도를 넘나드는 날씨를 보면 환경의 중요성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깨달았고, 인류의 생존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렇게 환경을 만든 것은 인간이고,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 것은 기업이다. 이제 그 기업이 인류의 생존 연장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ESG로 나타났다.
-탐욕 대 미래 생존
기업의 환경보호에 대한 의무, 법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 보다 인간적인 근무 환경에 대한 강조는 아무래도 선진국 그룹이 유럽과 미국에서 더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기업은 주주 이익을 최대화해야 한다는 기존 자본주의 기본 개념이 가져온 불행한 사태를 먼저 겪었고, 그에 따른 시민사회의 반발도 더 거세게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적인 이타적 마음도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에 ESG에 반대하는 나라들은 주로 중국.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적 국가이다. 이들 나라에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자유가 ESG를 찬성하는 국가에 비하여 없다시피 한다. 이들 국가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 특히 환경 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찬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배 구조에 대하여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환경 관련 ESG도 제한적 관심일 수 밖에 없다. 인천연구원이 펴낸 ‘중국 ESG제도 환경과 기업 경영’에 의하면 세계 제1의 인구, 산업 대국이자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 수준인 중국은 정부의 ‘2030년 탄소배출량 정점으로 감축, 2060년 탄소중립’ 실현을 발표하면서 ESG가 부각되기 시작되었다. 중국 ESG 투자는 글로벌 ESG 투자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나 중국의 ESG 투자에 관한 관심 열기가 지속해서 높아지면서 향후 큰 성장잠재력을 지녔다. 지금까지 중국 ESG는 발전 초기 단계로 현재 기업에 대한 공시 의무화 규정은 없으나, 최근 들어 상장기업의 ESG 관리에 대한 의식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자발적인 ESG 공시 비중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오히려 중국은 ESG를 미국과 유럽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패권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기 위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현재 생존 대 미래 생존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잠기기 시작했다. ESG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닌 임박한 생존의 문제이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서남아의 가난한 국가들에게 ESG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선 하루 하루 살기 위한 몸부림이 먼저이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로 인구 28만명에 불과한 바누아투는 해수면 상승과 잦은 태풍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협으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게 되었다.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 (2020.10.23.) 정은주 시드니무역관장에 의하면 또 다른 남태평양 섬국가인 투발루는 낮은 지형 때문에 허리케인을 비롯한 돌풍이 불어올 때마다 바다 모래가 도심 쪽으로 불어오면서 해변가에 있는 나무들이 쓰러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있어 왔다. 하지만, 투발루를 더 가라앉게 하는 요인은 선진국의 탄소 배출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이다. 1961년 이후 해마다 약 1.8mm씩 상승했는데 1991년 이후에는 해마다 약 3.1mm씩 상승했다. 현재는 매년 5mm 이상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 전 세계 평균보다도 월등히 빠른 속도로 투발루는 가라앉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20년 발표에 의하면 “21세기가 지나기 전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남태평양의 섬나라, 인도네시아, 베네치아같은 연안국가들은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협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우리의 인천국제공항도 2030년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아프리카, 서남아 국가 그리고 중남미 국가에서 ESG에 적극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 아직 그 나라들은 지구 환경 변화로 목전의 위험을 실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ESG로 인한 저개발국가의 환경 보호 비용, 저임금 노동에 대한 규제, 기업 소유구조에 대한 ESG 평가 등은 당장 먹고 살기에 급함에 비하여 우선순위에서 멀기 때문이다.
이처럼 ESG는 급박한 인류 생존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대응하는 것은 각 국가의 현존 이익과 인류의 미래 이익 사이에서 큰 갭이 존재한다. 이러한 갭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해변 연안국가들은 조만간 잠길 것이고, 해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들은 더위와 추위, 홍수와 가뭄 사이를 오가며 머지 않은 장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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