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에 투자했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PEA가 인수금융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자본재조정(리캡·Recapitalization)을 했다. 조달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진행한 이번 대규모 리캡은 고객인 기관투자가(LP)에 원금과 수익을 앞당겨 돌려주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최근 신한금융지주 투자에 활용했던 인수금융 규모를 기존 2800억원에서 5800억원으로 늘리는 리캡을 마무리했다. 기존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동시에 배당 형식으로 LP의 투자금 일부를 돌려주려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 대출 만기가 아직 남은 상황에서 굳이 더 높은 금리로 리캡을 서두른 배경은 추가적인 금융주 하락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베어링PEA는 2020년 10월 주당 2만9600원에 5532억원을 투자해 신한지주 지분 3.5%와 사외이사 1인 추천권을 확보했다. 신한지주 주가는 이후 한때 4만3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이후 다소 가파르게 하락해 지난달 말 3만7000원을 나타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9%, 16.64%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상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리캡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리캡은 한국투자증권과 우리은행이 공동 주선을 맡아 총 5800억원을 절반씩 나눠 책임졌다. 금리는 연 5%대 후반으로 설정했다. 2년 전 지분 인수 당시 인수금융은 한국투자증권이 주선했고, 금리는 연 4%대 초반이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