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 문제' 걱정하던 머스크, 자녀 9명 아빠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설립한 뇌 연구 스타트업 뉴럴링크에 재직하는 임원과의 사이에서 지난해 말 쌍둥이를 얻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의 자녀는 모두 9명이 된다. 머스크는 최근 한국과 일본 등의 저출산 문제를 우려하는 트윗을 하는 등 인구 감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자녀 9명 아버지 된 머스크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시본 질리스 뉴럴링크 이사가 머스크 CEO와의 사이에서 지난해 11월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질리스 이사의 나이는 36세로 머스크 CEO보다 15살 연하다. 지난 4월 머스크 CEO와 질리스 이사는 쌍둥이의 중간이름에 모친의 성을 넣고 부친의 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시본 질리스 뉴럴링크 이사 /자료: 시본 질리스 홈페이지
시본 질리스 뉴럴링크 이사 /자료: 시본 질리스 홈페이지
인사이더는 질리스 이사에 대해 ‘머스크 제국에서 떠오르는 별(라이징 스타)’이라고 표현했다. 캐나다에서 출생한 질리스 이사는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IBM에서 일했다. 그는 벤처캐피탈 블룸버그베타에 합류해 데이터, 머신러닝 산업의 투자를 주도했다. 미국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20대 명단에 2015년 이름을 올리는 등 주목받았다.

질리스 이사는 머스크 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회사인 오픈AI 이사회에 최연소 이사로 2015년 합류했다. 질리스 이사는 2017년에는 테슬라로 자리를 옮겨 오토파일럿 및 칩 디자인 업무를 맡았다. 현재 그는 뉴럴링크에서 운영 및 특별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질리스 이사와 머스크 CEO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의 고가 주택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택의 가격은 400만달러(약 52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더는 두 사람이 우주여행, AI, 도지코인 등과 관련해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한, 일 인구감소 걱정하는 이유는

질리스 이사와의 사이에서 쌍둥이를 얻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 전 머스크는 공식적으로 자녀 7명을 두고 있었다. 머스크는 2017년부터 세계의 인구 감소 문제를 우려하는 트윗을 해 왔다. 그는 2017년 “세계 인구가 빠르게 붕괴되고 있지만 이에 신경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트윗했다. 2019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회의(WAIC)에서는 “지구에 인구가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라며 “인구폭발이 아닌 인구붕괴(population collapse)가 20년 안에 가장 큰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올 들어 인구 문제와 관련해 10여회 트윗했다. 그는 지난 5월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일본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트윗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한국은 3세대 안에 인구가 현재의 6%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고 대다수 인구가 60대 이상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우리나라에 경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인구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화성 식민지 건설 계획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고 머스크가 인류의 영생을 바라는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카운슬에서는 머스크 CEO는 “인류 문명에 가장 큰 위험은 저출생과 출산율 하락”이라며 “인류가 더 많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문명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사람들이 너무 오래 살려 하면 안 된다”며 인류의 생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에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은 채로 사망한다”며 “사람들이 영원히 산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없는 매우 경직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머스크는 부유한 사람들도 자식을 적게 낳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은 “좋은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고 트윗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첫번째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자녀 5명을 낳았다. 이후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도 자녀를 출산했고 지난해 말에는 대리모를 통해 딸을 얻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