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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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배달하러 갔다가 알몸 상태의 여성 주문자와 마주쳐 경찰에 신고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달 기사한테 알몸 보여준 여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배달 기사 A씨는 "고객과 트러블이 있었다"며 지난 6일 새벽 1시쯤 겪은 일을 털어놨다.

A 씨는 꼬치 전문점에서 음식을 픽업한 뒤 한 빌라로 배달을 갔다. 그는 주문자의 집을 호출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배달지로 올라갔다.

이어 문 앞에 음식을 놓고 사진을 찍으려던 중 문이 열리면서 주문자와 마주쳤다. 주문자는 다름 아닌 여성이었고, 알몸 상태였다.

문을 활짝 열었다가 A 씨와 마주쳐 놀란 여성은 비명을 지르고 곧바로 문을 세게 닫았다. 이후 속옷 차림의 남성이 나와서 A 씨에게 욕을 퍼붓고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A 씨는 "내가 문 연 것도 아닌데 기가 차더라"라고 황당해했다. 당시 A 씨는 엘리베이터가 내려가지 않게 발로 잡고 있었다.

이에 엘리베이터 CCTV에 모든 상황이 포착됐고, 출동한 경찰은 이 CCTV를 보고 A 씨를 풀어줬다.

다음 날 오전, A 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경찰서에 방문했다. 그러자 여성과 남성 모두 A 씨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

여성은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났고 밖이 조용해서 (A 씨가) 간 줄 알았다"며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는데 검은 옷 입은 큰 사람을 봐서 비명을 질렀다. 강도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화장실에 있다가 비명을 듣고 나왔는데, 여자친구가 바닥에서 비명 지르고 울고 있어서 앞뒤 안 보고 문 열고 나갔다"며 "만난 지 한 달밖에 안 돼서 멋있는 척하려고 그랬다"고 부연했다.

A 씨는 "여성분이 그냥 놀란 거라고 남자친구에게 몇 번 말하려 했는데 남자친구가 엄청 화를 내서 아무 말도 못 했다더라"라며 "아무튼 (커플에게) 연거푸 사과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를 운영한다고 들었다"라며 "이 커플이 미안한 마음에 카페에 방문해달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A 씨는 "경찰이 제게 '밤에 갑자기 보면 저도 놀랄 것 같다. 화 푸셔라'라고 했다"며 "사과받고 끝내는 게 좋다고 해서 그냥 사과받고 끝냈다. 걱정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플도 잘못 인정했고, 나 또한 그 사과 받아들여서 좋게 마무리됐다. 다만 보디캠은 필수로 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