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중개·대출업체인 미국 보이저디지털(보이저)이 파산 신청을 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최근 급락하면서 투자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가상화폐 업계가 휘청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와 CNBC 등에 따르면 보이저는 5일 저녁 미국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보이저는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상장한 가상화폐 대출업체다. 이 회사는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즈캐피털(3AC)에 6억5000만달러를 빌려줬지만 최근 쓰리애로즈가 파산하면서 이 대금을 받지 못했다.

스티븐 에를리히 보이저 최고경영자(CEO)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업계의 미래를 강력히 믿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 변동성과 3AC의 디폴트로 인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대비 시가총액이 98% 줄어든 상태다.

보이저는 지난주 자체 플랫폼 내에서 모든 인출, 예금 및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에를리히 CEO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이저는 파산 절차를 통해 고객이 자금 상환이 가능하도록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업체들의 거래 중단 조치는 이 회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셀시어스, 바벨파이낸스, 볼드 등이 비슷한 조취를 이미 취한 상태다. 볼드는 채무지불 유예(모라토리엄) 신청을 추진 중이다. 지난 27일엔 3AC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7일 오전 11시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490달러다. 이 가격은 지난달 38% 폭락한 뒤 줄곧 2만달러 내외를 오가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