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에서 두 회사 모두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 원자재·물류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7일 발표했다. 1분기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0.9%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11.4%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1분기까지 역대 최고 매출 경신을 이어왔다.

2분기 실적이 감소한 것은 스마트폰과 가전 등이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6000만 대 수준으로 전 분기보다 1000만 대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반도체가 실적 악화를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가 2분기까지 이어졌다. PC와 모바일 부문 수요가 줄었지만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환차익도 얻었다.

세계 소비 둔화 현상은 LG전자의 실적 경신 행진도 멈춰 세웠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1분기보다 7.1%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인상 등에 따른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8%가량 급감했다. 프리미엄 가전의 탄탄한 성장 속에 지난해 2분기 매출보다는 15%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는 실적 감소에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 우려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19% 오른 5만8200원에, LG전자는 3.01% 상승한 9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박신영/정지은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