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유통업계가 '배송 전쟁' 다음 국면 대비를 위한 실험에 한창이다. 드론(무인기)과 로봇을 활용한 배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시범 운영을 하면서다.

하늘길서 배달…편의점, 드론 활용 배달 서비스 선보여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드론이 CU 상품을 배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들은 하늘길을 이용해 상품을 배달하는 드론 배달 실험에 나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일반 고객 대상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강원도 영월군과 손잡고 이날부터 드론 배달을 시작했다.

첫 번째 드론 배달 서비스 점포는 CU영월주공점이다. 3.6km 거리의 오아시스글램핑장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 서비스 운영 시간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3~8시, 배달료는 무료다.

CU는 드론의 최대 탑재 중량인 5kg에 맞춰 전용 배달 세트를 구성했다. 캠핑장에서 잘 팔리는 라면과 커피·디저트, 분식, 과자 등 4가지 주제의 배달 세트를 배송한다.

지금은 배달 서비스는 전화로 접수를 받는다. 이달 15일부터는 고객이 보헤미안오에스가 개발한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영월드로'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점포가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해 배달하는 방식으로 평균 10분가량 걸린다고 CU는 소개했다.

이정훈 BGF리테일 CVS 랩장은 "CU는 업계 최초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해 지역과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다음주 경기도 가평에 드론 배송 서비스 점포를 열 예정이다. 해당 점포에는 드론 이착륙 시설, 관제시설 등 '드론 스테이션'을 조성했다. 세븐일레븐은 인근 펜션과 캠핑 이용객을 대상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곳 역시 5kg 무게까지 상품을 배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인근 펜션 한곳을 지정해 우선 테스트 서비스 시행을 하고 이후 인근 여러 펜션과도 빠르게 서비스 연계를 할 계획"이라며 "안정적 배송서비스 모형 구축을 위한 실증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도미노피자
사진=도미노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도미노피자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드론 배달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해당 기간 총 232건의 배달 주문이 이뤄졌다. 도미노피자 측은 "올해도 드론배달서비스 운영을 위해 지자체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드론 배송 서비스는 해외에서도 적극 시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자회사 윙을 통해 미국 대도시 최초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월마트 역시 미국 6개주에 드론 배송을 도입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올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샌와킨카운티에 있는 로크퍼드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국내의 경우 수도권 등 복잡한 도심에서 드론 배송이 이뤄지기 위해선 비행정보관리시스템(FIMS) 구축 등 선결 과제가 남아있어 본격 활성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벗어나 거리로 나선 로봇

GS25의 배달 로봇이 배달 업무를 완료하고 엘레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한 후 탑승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GS25의 배달 로봇이 배달 업무를 완료하고 엘레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한 후 탑승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배달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로봇도 늘어나고 있다.

GS25의 배달 로봇이 배달 업무를 완료하고 엘레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한 후 탑승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GS25의 배달 로봇이 배달 업무를 완료하고 엘레베이터를 스스로 호출한 후 탑승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지난해 편의점 업계가 일부 점포에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 실험을 진행한 데 이어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도 로봇 배달에 힘을 싣는다. 경기도 광교에 이어 서울 강남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 구축에 돌입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부터 서울 무역센터와 테헤란로 일대에서 다양한 형태의 로봇 배달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현할 방침이다. 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인공지능(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우아한형제들 컨소시엄의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이 선정된 결과다.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 무역센터 내 식음료 매장을 대상으로 서빙로봇 운영을 시작하고, 10월에는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사무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실내 D2D(도어투도어) 로봇배달서비스를 출시한다. 건물 사무실에서 배민 앱으로 코엑스몰 내 식음료 매장 음식을 주문하면 실내배달로봇 '딜리 타워'가 배달하는 방식이다. 실내외 배달로봇 '딜리 드라이브'를 활용한 실외 D2D 배달 서비스도 선보인다. 딜리 드라이브가 식음료 매장에서 음식을 수령한 뒤 테헤란로의 다른 오피스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도 수원 광교 아이파크에서 실내외 D2D로봇배달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선진화된 로봇 배달서비스를 국내외 방문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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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