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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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 이하의 2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가는 회복을 점치고 있다. 중국의 도시봉쇄로 인한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출하량 감소, 금속 가격 상승을 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는 과정에서의 시차로 인한 일시적 부진으로 해석하면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06억원, 영업이익 195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일 증시 마감 이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와 73% 줄었다.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를 17.95% 밑돌았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소재 가격 상승의 판가 인상 반영으로 직전 분기에 제시했던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웃돌았다”면서도 “투입 원재료의 부정적 래깅효과로 자동차용 전지 및 IT용 전지 수익성이 예상 대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래깅효과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로 인해 생긴다. 지난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원재료 비용 상승분을 모두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해당 부분만큼 3분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매출이 다소 부진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영향으로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직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현수 연구원은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라이선스 합의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724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며 “합의금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3분기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 생산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3분기에는 중대형전지 및 소형전지 모두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외형 성장에 대해서는 “소형전지 부문의 경우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가동 재개로 가파른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며 “중대형 전지 부문의 경우 유럽 전기차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 대응을 위한 배터리 출하 증가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은 원가 상승분이 판매 가격에 전가되지 않는 구리와 알루미늄 등의 금속 가격 하락세로 인한 회복을 점쳤다.

노우호 연구원은 “오는 27일 오버행(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것)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예상치를 밑돈 실적 공시 내용으로 인한 투자 심리 악화가 우려되지만,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기 관점에서 경쟁사들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 우선순위에 긍정적 변화가 감지된다”며 △수익성이 담보된 주력 고객사향 프로젝트 위주의 선별적 투자 전략 △제조 원가 경쟁력 확보 전략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배터리 생산의 수직계열화 사업 확보 등에 따라 자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