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스트리트 대형은행에서 처음으로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급등한 물가와 소비심리 위축,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인한 기업 지출 축소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은행 웰스파고 산하 투자연구소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인 현재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 구겐하임과 노무라증권 등이 내년 말께 경기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한 적은 있으나 대형은행이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 상태라고 진단한 것은 처음이다.

한 달 전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내년께 약한 수준의 경기후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이번에 발생 시기를 앞당겼다. 경기후퇴 강도도 보통 수준으로 높였다. 사미르 사만나 웰스파고 글로벌 마켓 수석 전략가는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도 있지만 소비와 고용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현재 50년 만의 최저치인 3.6% 수준인 미국 실업률이 내년 말 5.2%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 전망치(3.8%)에서 대폭 상승했다. 지난 5월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월에 8.8%까지 치솟으며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에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을 시사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기술적으로 경기침체 상태가 된다. 다만 경기침체 여부를 공식 판정하는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노동시장과 투자, 지출 등 다양한 경제지표를 감안해 경기침체를 선언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