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DA 승인 NASH 치료제 나오나…美 인터셉트 재도전
미국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는 ‘오칼리바’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NDA)를 신청한다고 7일(미국 시간) 밝혔다.

인터셉트가 NASH 치료제로서 오칼리바의 NDA를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임상 3상(REGENERATE)의 중간결과를 토대로 신속승인을 신청했었다. 당시 FDA에서 승인받는 첫 NASH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위약 대비 섬유화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FDA는 승인을 거절했다. 오칼리바가 유해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여 심혈관성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며, 이는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NASH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투약군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가려움증도 문제가 됐다. 약의 이익 대비 위험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오칼리바를 10mg와 25mg 투약한 환자들 간 통계적 차이가 적은 점도 임상 결과의 신뢰성을 낮추는 한계로 꼽혔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인터셉트는 더 오랜 기간 환자들을 추적한 임상 3상 결과를 새롭게 발표했다. 2019년 중간 결과 발표시엔 추적관찰 기간이 15개월(중앙값)이었던 반면, 이번엔 42개월로 늘어났다. 거의 1000명의 피험자들이 3년 이상 오칼리바를 복용했다.

그 결과, 25mg을 투약한 환자군에서 염증 악화 없이 최소 1단계 이상의 섬유증 개선이 일어난 비율이 22.4%로 확인됐다. 위약군에선 9.6%였다. 10mg 투약군은 14.1%였다.

2019년 발표에서는 위약군 11.9%, 10mg 투약군 17.6%, 25mg 투약군 23.1% 환자가 섬유증이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새 분석에서 위약군의 섬유화 개선률이 줄며 통계적 유의성이 보강됐다(p<0.0002 → p<0.0001, p값이 작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함).

오칼리바의 염증(NASH) 완화 효과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에서 3.5%, 10mg 투약군 6.1%, 25mg 투약군 6.5%가 섬유증 악화 없이 염증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셉트는 염증 완화에 있어 오칼리바가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했다.
2019년과 2022년 발표한 임상 3상(RENERATE) 중간결과 비교
위약군 10mg 25mg
환자수 311 312 308
2019 NASH 악화 없이 최소 한 단계의 섬유증 개선 11.9% 17.6% 23.1%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완화 8.0% 11.2% 11.7%
가려움증 부작용 19.0% 28.0% 51.0%
2022 NASH 악화 없이 최소 한 단계의 섬유증 개선 9.6% 14.1% 22.4%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완화 3.5% 6.1% 6.5%
가려움증 부작용 24.0% 33.0% 55.0%
자료: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즈

염증 완화와 섬유증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지는 못했지만, 오칼리바가 FDA의 승인 심사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FDA는 염증 완화와 섬유증 개선 중 1가지 평가변수만 달성해도 NASH 치료제로 승인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NASH 질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커서다. 반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NASH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선 섬유화 개선과 염증 완화 2가지 면에서 모두 유효성을 보여야 한다. 때문에 인터셉트는 2021년 EMA에 낸 판매허가신청(MAA)을 철회했다.

통계적 유의성을 보강하긴 했으나 FDA가 오칼리바를 첫 NASH 치료제로 승인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도 부작용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 추적조사 결과, LDL 증가 문제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치료 후 1개월째 LDL이 증가했으나, 12개월째 다시 기준치로 돌아가는 것이 확인됐다. 하지만 투약 중단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가려움증 문제가 투약용량과 비례해 나타났다. 위약군에서 24%, 10mg 투약군에서 33%, 25mg 투약군에선 55%가 가려움증을 겪었다.

N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신약벤처 관계자는 “강화된 통계적 유의성과 부작용 사이에서 FDA가 다시 한번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칼리바는 간과 장에서 발현하는 '파네소이드 X수용체(FXR)'를 표적으로 염증과 섬유화 관련 대사경로를 조절하는 약이다. 2016년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