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관람객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 전시된 미술품을 감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제공
한 관람객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 전시된 미술품을 감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제공
호텔업계가 미술품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호캉스족’ 잡기에 나섰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오프라인 전시와 호텔 숙박을 함께 즐기려는 고급문화 수요자들의 욕구가 높아진 영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달 들어 호텔 1층에서 ‘트루 럭셔리 위드 아트’ 2차 전시회를 열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는 전문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차 전시회는 지난 5월 열렸다.

시그니엘 서울은 ‘셰퍼드 페어리 프라이빗 도슨트’ 패키지를 1일 선보였다. 의류 브랜드 ‘OBEY’의 창립자인 셰퍼드 페어리는 2008년 미국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의 초상화 포스터 ‘희망’을 그려 인지도를 높인 작가다. 이 패키지는 객실 1박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에서 페어리가 직접 작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 서비스 이용권으로 구성됐다.

롯데호텔 서울은 1박 숙박료가 2000만원에 달하는 로열 스위트룸에서 고상우 사진작가 토크쇼를 지난달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작가와 투숙객들은 작품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호텔업계가 이처럼 ‘아트 호캉스’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건 호캉스가 하나의 휴식 문화로 자리 잡으며 경쟁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각 호텔은 투숙객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와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호캉스 패키지의 주 타깃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아트테크(미술품+재테크)’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옥션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한 신규 회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30대였다. 30대 신규 온라인 회원은 약 3500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수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수영 등 레저를 즐기고, 미술품 관람 등 문화생활을 경험하려는 호캉스 수요가 많다”며 “호캉스 패키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각 호텔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