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의원 30여명, 용산 찾아가 '대통령실 사유화' 규탄
李 징계 여파로 여권 혼란…野 공세 취하며 정국주도권 확보 시도

野 "사정정국 신호탄" 반발…'비선논란' 앞세워 용산에서 역공(종합)
더불어민주당은 8일 윤석열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비롯해 전 정부에서 발생한 북한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자 "본격적으로 사정정국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인사 난맥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이전 정권 '때리기'를 하며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부당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것과 동시에 최근 불거진 '비선보좌 논란'을 앞세워 여권에 역공을 폈다.

특히 여기에는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징계논란 등으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야당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생각도 깔린 것으로 보이다.

우선 민주당은 국정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한 것을 두고 "정치보복", "국정원 정치개입" 등으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색깔 몰이로 인사 참사와 국정 난맥상을 덮으려는 꼼수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은 국정원의 정치개입 시도에 대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CBS 라디오에서 국정원이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본격적인 사정의 신호탄"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용공, 친북 정부라고 늘 (주장)해 왔는데 이걸 확인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안보실에 대한 서면 질의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번 사안은 대통령실이 개입된 '정치사건'이라는 게 민주당 측의 시각으로, 대통령실이 직접 입장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野 "사정정국 신호탄" 반발…'비선논란' 앞세워 용산에서 역공(종합)
대통령 해외 출장에 민간인이 동행하고 대통령실에 윤석열 대통령의 친인척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지며 불거진 '비선보좌 논란'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 등 국회의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비선 외교와 대통령실 사유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 앞에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내대표단은 "대통령 취임 두 달이 못 되어 발생한 비선외교외 권력 사유화 사태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은 비선이 대통령 부부 뒤에서 활개 치고 대통령 친인척이 몰래 대통령실에 들어와 권력을 누리는 일을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단은 "민주당은 국회가 정상화하는 대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비선 외교와 대통령실 사유화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진상조사에 나서기 전에 대통령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총체적 난국에 빠지자 보복 정치를 위한 공안정국을 진행하고 검찰은 뒤처리에 나선다"면서 "대통령이 그간 검찰 공화국과 경찰국가를 만들어 온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제2의 최순실 사태가 두렵지 않나"(설훈 의원), "용궁(용산 대통령실) 비선정치의 서막인가"(이원욱 의원) 등 날 선 비판도 쏟아졌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대통령을 포함한 공공기관장이 친인척을 채용할 경우 이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11일에는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민생외면·권력 사유화 규탄'이라는 제목의 의원총회도 개최하는 등 압박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