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 '서프라이즈' 넘었지만, 다음 주 줄줄이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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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 '서프라이즈' 넘었지만, 다음 주 줄줄이 '지뢰밭'](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575406.1.jpg)
신규 일자리가 37만2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월가가 예상하던 26만 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민간 분야의 일자리가 38만 개나 증가했고 서비스 등 대부분 업종에서 고용이 늘었습니다. 이전 두 달(4~5월) 신규 고용 수치가 기존 발표된 것보다 7만4000개가 감소한 것으로 하향 조정된 게 그나마 뜨거운 수치를 약간 식혀줬습니다. 낮춰진 5월 수치(38만4000개 증가)를 고려하면 3월부터 이어진 Fed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신규 고용이 전달보다 1만2000개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입니다. 실업률은 3.6%로 유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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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경기 침체 우려 감소
6월 신규 고용이 37만2000개나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 나우는 2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9%에서 -1.2%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일주일새 -2.1%까지 떨어졌던 게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는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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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지표는 대표적 후행 지표입니다. 경제의 현실을 뒤늦게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통상 중앙은행의 긴축이 본격화되면 ①주택 경기 냉각→②ISM 신규주문 감소→③기업이익 감소→④고용 감소 등으로 그 영향이 나타납니다. 지금 ②신규주문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고 기업이익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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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고용이 후행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열된 시장이 둔화하기 시작했음을 나타낸다"라며 "우리는 7월 75bp를 올린 뒤 9월에 50bp, 11월과 12월에는 각각 25bp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같은 경로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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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고용보고서를 만들 때 두 가지 설문조사를 합니다. 신규 고용 수치를 집계하기 위해 기업(고용주)을 조사하며, 실업률 통계를 내기 위해선 가계조사를 합니다. 6월 신규 고용 37만 2000개 증가는 기업 조사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하지만 가계조사에서는 31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날 노동참여율이 62.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실업률이 3.6%로 유지된 것은 가계조사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지만,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두 가지 잡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날 수치가 나온 것이란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따져보면 37만2000개란 수치가 그리 강력한 수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들 수치는 6월처럼 큰 편차가 나올 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측정값의 평균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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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비농업 일자리를 가진 모든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10센트(0.3%) 증가한 32.08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월의 0.4%에서 하락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도 5.1% 증가해 전달의 5.3% 증가보다 둔화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임금 상승이 냉각되고 있는 것과 최근의 원자재 가격 하락은 모두 인플레이션 전망이 Fed가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빨리 개선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 선임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수치를 보니)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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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기업 어닝도 괜찮을까?
월가의 한 관계자는 "2분기 기업들의 어닝이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업은 실적이 좋지 않다면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다. 즉 지금까지는 전반적인 어닝이 '나쁘지는 않다'(not bad) 정도로 봐야 할듯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6월에는 여름 임시 일자리를 구하는 수요가 많다"라며 "그런 수요 때문에 신규 고용이 증가한 것이라면 오는 9월, 10월에는 다 없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금리가 치솟으면서 헬스케어 등 경기 방어주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모더나(2.22%) 르제네론(2.32%) 유나이티드헬스(0.83%)가 올랐고, 펩시코(0.89%) 코스트코(1.33%)도 상승했습니다. 애플(0.47%) 등 빅테크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아카데미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이 수치는 Fed의 매파적 성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보고서가 나온 뒤 금리가 더 높게 치솟았다. Fed의 매파 성향 후퇴를 기대하고 상승한 위험 자산에는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최근 3900선 주변에 머물고 있습니다. TD아메리트레이드는 "현재 컨센서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2022년 215달러, 2023년 약 235달러로 예상되는데 현재 S&P500 지수가 올해 이익의 18배, 2023년 예상 이익의 16.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대적으로 싼 밸류에이션은 아니며, 그렇다고 특별히 높은 밸류에이션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고용 지표가 높게 나오자, 다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증시 관심사의 중심으로 돌아왔습니다. 칠턴트러스트의 팀 호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노동 시장이 얼마나 강한지 놀랍다. 이는 Fed가 실업(경기 침체)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준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강력한 고용 수치는 10년물 3% 금리와 3800이 넘는 S&P500 지수의 조합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거나 Fed가 원하는 2%대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불충분하다는 생각을 강조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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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부터는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됩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씨티, 웰스파고 등 금융주가 문을 엽니다. 펩시코, 델타항공 등도 실적을 공개합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많은 이들은 다음주 CPI 발표와 2분기 어닝시즌 시작이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주 상승세가 단기적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기업이익에 대한 추정치가 너무 높아서 하향 조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다만 양호한 명목 GDP 성장률과 여전히 건강한 가계 소득을 고려할 때 확실한 것은 아니다. S&P500 지수가 20% 이상 하락하고 주가수익비율(P/E)이 21배에서 16배로 하락한 것은 이익 하락 위험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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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