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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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최근 수학의 노벨상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어릴 적 글쓰기 등에서는 어수룩한 편으로 답답했지만 윷놀이나 사다리 타기 같은 게임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 변형시키는 창의성은 돋보여서 창의적으로 놀도록 더 권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고"회상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에서 수학 천재인 주인공은 인류의 삶에 탁월한 기여를 했지만 본인은 정신분열증으로 삶이 피폐해지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행복을 되찾아갈 수 있었다. 인공지능과 경쟁하듯 가리키는 기계적 교육방식이 아닌 다양성 인정을 통해 인간의 창의적 가치를 부여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뷰티풀 마인드>가 되살아난다면 이 세상은 더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미소 냉전시대인 1947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 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존 내쉬(러셀 크로우 분)는 뛰어난 두뇌를 지녔지만 괴짜 천재로 기숙사 유리창을 노트 삼아 단 하나의 문제에 매달린다. 어느 날 섬광 같은 직관으로 <균형 이론>의 단서를 발견하고 1949년 27쪽짜리 논문을 발표한 20세의 청년은 하루아침에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학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그러나 MIT 공대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정부 비밀 요원 윌리엄 파처(에드 해리스 분)를 만나 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에 투입되면서 점점 영혼이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존 포브스 내쉬: 게임이론과 미분기하학, 편미분 방정식 분야를 연구한 미국의 수학자이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수상했다] <관전 포인트>
A. 내쉬가 명문 프린스턴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수업을 듣지 않은 이유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길만이 나를 부각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내쉬는 "따분한 수업과 교제 그리고 교수들의 가르침이 자신의 생각을 편협하게 만들 수 있고, 사고를 둔하게 만들어 잠재적인 창의력을 파괴시킨다"라며 수업 대신 혼자만의 연구를 진행한다. 하지만 졸업시즌에 자신이 원하는 MIT의 새로운 군용 싱크탱크인 윌러 국방연구소에 취직하기 위해 150년이 넘도록 경제학계의 정신이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반박하는 균형 이론을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다.
B. 내쉬가 정신 질환을 앓게 된 배경은?
@외로움이라는 결핍: 자신과 대화가 가능한 친구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찾을 수가 없는 상태에서 내쉬는 스스로 호탕하고 외향적인 정반대의 찰스라는 허상의 친구를 만들어 결핍을 해소하게 된다.
@누군가로부터의 인정: 위대한 이론을 만들어내어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핵심적인 인물이 되기를 바랐고, 이 욕망은 스스로 천재고 국가의 중요한 인물이라는 자기 암시를 만들어 어 자신에게 특수 임무를 부여하는 '파처'라는 환상의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C. 내쉬를 병마에서 치유로 이끈 사람은?
내쉬는 MIT 교수 시절 그의 학생이던 물리학도 알리시아(제니퍼 코넬리 분)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결혼에 골인하지만 내쉬가 일에 몰두하다 정신병이 깊어져 망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동을 느끼자 내쉬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대면서 "이게 진짜야, 이게 현실이야"라고 위로하며 내쉬가 환상에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아내, 학교 동료들과의 관계를 구심점으로 현실감 유지로 망상들을 멀리하고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D. 내쉬가 위기를 극복하게 되는 계기는?
어느 비가 오는 날 아기를 목욕시키다 다시 망상에 빠져 아기를 위험에 빠뜨리자 부인은 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려고 한다. 이때 내쉬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의 인물 중 룸메이트 찰스의 조카 마시가 절대 나이가 들지 않는 모습임을 자각하고 가짜라는 확신"을 갖자 부인이 모는 차를 막아서며 자신의 망상 증세의 해결점을 찾았다고 설득한다. 그 이후에도 환상 속의 인물인 찰스, 마시, 파처의 존재가 계속 따라다니지만 그들과 대화를 중단하고 가족과 학문에 집중하며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E. 내쉬가 역경을 극복하고 받은 영광은?
정신질환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수학자이지만 기존 경제학이 해내지 못한 사람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내쉬의 이론은 세계무역협상, 국가 노동관계 그리고 심지어 진화생물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교수휴게소에서 차를 마시던 내쉬에게 많은 교수들이 그의 업적과 열정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자신들이 아끼는 만년필을 차례로 두고 가는 모습은 인간승리의 진한 감동을 보여준다. <에필로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노 신동 조성진에 이어 최근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 최연소 우승을 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할 만큼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반쪽짜리 음악가, 손만 돌아가는 기계"가 되지 않기 위해 풍부한 예술적 소양으로 성숙된 음악의 해석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세상에 만연한 전쟁과 파괴의 비인간적 불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머리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 아닌 논리나 이성을 뛰어넘는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신뢰하고 이해하는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최근 수학의 노벨상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어릴 적 글쓰기 등에서는 어수룩한 편으로 답답했지만 윷놀이나 사다리 타기 같은 게임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 변형시키는 창의성은 돋보여서 창의적으로 놀도록 더 권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고"회상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에서 수학 천재인 주인공은 인류의 삶에 탁월한 기여를 했지만 본인은 정신분열증으로 삶이 피폐해지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행복을 되찾아갈 수 있었다. 인공지능과 경쟁하듯 가리키는 기계적 교육방식이 아닌 다양성 인정을 통해 인간의 창의적 가치를 부여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는 <뷰티풀 마인드>가 되살아난다면 이 세상은 더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미소 냉전시대인 1947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 대학원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존 내쉬(러셀 크로우 분)는 뛰어난 두뇌를 지녔지만 괴짜 천재로 기숙사 유리창을 노트 삼아 단 하나의 문제에 매달린다. 어느 날 섬광 같은 직관으로 <균형 이론>의 단서를 발견하고 1949년 27쪽짜리 논문을 발표한 20세의 청년은 하루아침에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학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그러나 MIT 공대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정부 비밀 요원 윌리엄 파처(에드 해리스 분)를 만나 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에 투입되면서 점점 영혼이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존 포브스 내쉬: 게임이론과 미분기하학, 편미분 방정식 분야를 연구한 미국의 수학자이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 영화는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수상했다] <관전 포인트>
A. 내쉬가 명문 프린스턴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수업을 듣지 않은 이유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하는 길만이 나를 부각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내쉬는 "따분한 수업과 교제 그리고 교수들의 가르침이 자신의 생각을 편협하게 만들 수 있고, 사고를 둔하게 만들어 잠재적인 창의력을 파괴시킨다"라며 수업 대신 혼자만의 연구를 진행한다. 하지만 졸업시즌에 자신이 원하는 MIT의 새로운 군용 싱크탱크인 윌러 국방연구소에 취직하기 위해 150년이 넘도록 경제학계의 정신이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반박하는 균형 이론을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다.
B. 내쉬가 정신 질환을 앓게 된 배경은?
@외로움이라는 결핍: 자신과 대화가 가능한 친구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찾을 수가 없는 상태에서 내쉬는 스스로 호탕하고 외향적인 정반대의 찰스라는 허상의 친구를 만들어 결핍을 해소하게 된다.
@누군가로부터의 인정: 위대한 이론을 만들어내어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핵심적인 인물이 되기를 바랐고, 이 욕망은 스스로 천재고 국가의 중요한 인물이라는 자기 암시를 만들어 어 자신에게 특수 임무를 부여하는 '파처'라는 환상의 인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C. 내쉬를 병마에서 치유로 이끈 사람은?
내쉬는 MIT 교수 시절 그의 학생이던 물리학도 알리시아(제니퍼 코넬리 분)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결혼에 골인하지만 내쉬가 일에 몰두하다 정신병이 깊어져 망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동을 느끼자 내쉬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대면서 "이게 진짜야, 이게 현실이야"라고 위로하며 내쉬가 환상에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아내, 학교 동료들과의 관계를 구심점으로 현실감 유지로 망상들을 멀리하고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D. 내쉬가 위기를 극복하게 되는 계기는?
어느 비가 오는 날 아기를 목욕시키다 다시 망상에 빠져 아기를 위험에 빠뜨리자 부인은 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려고 한다. 이때 내쉬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의 인물 중 룸메이트 찰스의 조카 마시가 절대 나이가 들지 않는 모습임을 자각하고 가짜라는 확신"을 갖자 부인이 모는 차를 막아서며 자신의 망상 증세의 해결점을 찾았다고 설득한다. 그 이후에도 환상 속의 인물인 찰스, 마시, 파처의 존재가 계속 따라다니지만 그들과 대화를 중단하고 가족과 학문에 집중하며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E. 내쉬가 역경을 극복하고 받은 영광은?
정신질환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수학자이지만 기존 경제학이 해내지 못한 사람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내쉬의 이론은 세계무역협상, 국가 노동관계 그리고 심지어 진화생물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교수휴게소에서 차를 마시던 내쉬에게 많은 교수들이 그의 업적과 열정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자신들이 아끼는 만년필을 차례로 두고 가는 모습은 인간승리의 진한 감동을 보여준다. <에필로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노 신동 조성진에 이어 최근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 최연소 우승을 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할 만큼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반쪽짜리 음악가, 손만 돌아가는 기계"가 되지 않기 위해 풍부한 예술적 소양으로 성숙된 음악의 해석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이 세상에 만연한 전쟁과 파괴의 비인간적 불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머리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 아닌 논리나 이성을 뛰어넘는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신뢰하고 이해하는 사랑의 신비한 방정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