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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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의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윤리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이준석 대표에게 "업보라고 생각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바른미래당 시절 대 선배이신 손학규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얼마나 모진 말을 쏟아 냈는가"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고 누명을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며 "성숙해져서 돌아오라. 세월 많이 남았다. 나는 이대표의 모든 점을 좋아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에도 이 대표에게 "누구도 자기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심판관이 될 수 없다. 이른바 자연적 정의의 원칙을 잘 설명하는 대표적인 경귀"라며 "자신의 징계 문제를 대표가 스스로 보류하는 것은 대표 권한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사태를 윤핵관들의 정치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9일 대구에서 가진 북콘서트 자리에서 "경찰 수사도 안 해 증거가 없이 아무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며 "지금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은 조폭과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 대표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나 전 의원은 9일 SNS에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당의 공식기구 결정"이라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이며 당 대표도 예외가 될 순 없다"고 했다.

당 윤리위에서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SNS에 '자기와 다른 모습을 가졌다고 무시하지 말라'는 가사가 담긴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공유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가사를 통해 친윤석열계를 에둘러 비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예고한 대로 즉각 징계 불복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재심 신청을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정 다툼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별개로 아직 경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임을 강조하며 윤리위의 징계 절차 자체를 문제삼는 등 여론전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