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펩트론의 주요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인 'PT320'의 임상이 크게 진전될 전망이다.

장승구 펩트론 전무는 11일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파킨슨병 대상 PT320의 국내 임상 2상은 현재 막바지 단계며,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은 연내 2상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펩트론이 개발 중인 PT320은 ‘GLP-1’ 기반의 펩타이드 치료제다. 기존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등 병리 단백질을 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GLP-1 치료제는 전혀 다른 기전이다. GLP-1은 당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펩타이드 물질로,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회사는 인슐린을 복구하는 기전이 뇌에서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GLP-1이 뇌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이후 많은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펩타이드 특성상 하루 이상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펩트론은 NIH로부터 퇴행성뇌질환에 대한 GLP-1의 특허를 확보해, 약효지속형 약물인 PT320으로 개발하고 있다. 장 전무는 "펩타이드의 지속시간을 늘리는 스마트데포 기술을 이용해 1주 지속형, 2주 지속형 PT320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이 개발한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은 펩타이드를 생분해성 고분자로 감싸는 기술이다. 생분해성 고분자로 둘러싸인 펩타이드는 천천히 체내로 방출돼 약효가 오래 지속된다. 회사는 초음파 노즐로 약물을 미세하고 고르게 분사해 작은 크기의 미립구를 만든다. 장 전무는 "펩타이드의 유일한 한계점이 체내에서 쉽게 분해된다는 점이었다"며 "이 기술로 PT320을 포함해 가능성 있는 펩타이드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당뇨병과 비만 같은 만성질환에서 수요가 크다. 장 전무는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약물이 오래 지속돼 투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펩트론은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개량형 GLP-1 'PT403'을 개발해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뇨병과 비만이 주요 적응증이다. 현재 1개월 지속형, 2개월 지속형 약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상태다. 장 전무는 "GLP-1 당뇨병·비만 치료제 시장은 현재 15조원 규모로, 인슐린을 잇는 차세대 약물"이라며 "PT403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상 1상은 해외 기업과 협력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