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플랫폼 CEO 된 '29년 증권맨'…"뮤지컬서도 '오징어 게임' 나오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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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건 메타씨어터 대표
'클래식~헤비메탈' 음악 애호가
LP판 3천장 '개인 음악실' 꾸며
세계 첫 뮤지컬 스트리밍 서비스
"K뮤지컬 세계진출 기여할 것"
'클래식~헤비메탈' 음악 애호가
LP판 3천장 '개인 음악실' 꾸며
세계 첫 뮤지컬 스트리밍 서비스
"K뮤지컬 세계진출 기여할 것"
29년 경력의 여의도 ‘증권맨’이 공연업체 대표로 변신했다. 주인공은 지난달까지 브레인자산운용을 이끌었던 최인건 대표(53·사진).
창업자인 박건영 사장을 도와 브레인을 ‘펀드 명가’로 키운 그는 얼마 전부터 서울 대학로로 출근하고 있다. 새 직장은 국내 뮤지컬 공연을 카메라에 담아 전 세계에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플랫폼 기업인 메타씨어터다.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뮤지컬 한류’를 함께 만들어 보자”는 신정화 신스웨이브 대표의 제안을 받고 전직을 결심했다. 최 대표는 메타씨어터를 창업한 신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는다. 신 대표는 자회사인 신스웨이브(공연 제작) 대표이기도 하다.
11일 만난 최 대표는 “K팝과 K드라마, K영화를 이을 다음 주자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다”며 “신 대표가 한국 창작 뮤지컬로 일본 등지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공간적 제약과 언어의 한계를 고려할 때 뮤지컬 수출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 번 터지면 K팝 못지않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점에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메타씨어터는 공연가에서 꽤 알아주는 플랫폼이다. 7대의 카메라로 뮤지컬 공연을 찍은 뒤 온라인으로 영상을 내보낸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무대뿐 아니라 관객들의 박수까지 담는다. 154개국에 있는 회원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등 6개 언어로 자막을 내보낸다. 이렇게 뮤지컬 공연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은 메타씨어터가 세계 최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NHN링크, CJ CGV, LG유플러스 등으로부터 9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최 대표는 “연간 4000억원에 불과한 국내 뮤지컬 시장을 키우려면 해외에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메타씨어터는 국내 뮤지컬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직 소식을 접한 금융투자업계 사람들 사이에선 “드디어 결심했구나”란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박건영 사장은 “여의도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치고 최 대표의 문화예술 사랑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며 “공연업계에서 일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언제든 돌아오라’며 사표를 수리했다”고 했다.
학창 시절 밴드부에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른 최 대표는 클래식부터 뮤지컬, 헤비메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듣는 애호가다. 자택 인근에 마련한 개인 음악감상실의 벽면은 3000장에 달하는 LP로 둘러싸여 있다. 박서보 화백이 주목받기 전에 작품을 사는 등 그림 보는 눈도 남다르다. 최 대표는 “좋아하는 음악과 그림에 파묻혀 살고 싶어 한때 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꿈꾸기도 했다”며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운명처럼 공연업계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메타씨어터를 ‘더 강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동영상을 단순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넷플릭스처럼 직접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작가와 작곡가를 발굴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뒤 전 세계에 뿌린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에서 통하는 히트 작품을 뮤지컬에서 내놓는 게 목표”라며 “K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창업자인 박건영 사장을 도와 브레인을 ‘펀드 명가’로 키운 그는 얼마 전부터 서울 대학로로 출근하고 있다. 새 직장은 국내 뮤지컬 공연을 카메라에 담아 전 세계에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플랫폼 기업인 메타씨어터다.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뮤지컬 한류’를 함께 만들어 보자”는 신정화 신스웨이브 대표의 제안을 받고 전직을 결심했다. 최 대표는 메타씨어터를 창업한 신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는다. 신 대표는 자회사인 신스웨이브(공연 제작) 대표이기도 하다.
11일 만난 최 대표는 “K팝과 K드라마, K영화를 이을 다음 주자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다”며 “신 대표가 한국 창작 뮤지컬로 일본 등지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공간적 제약과 언어의 한계를 고려할 때 뮤지컬 수출이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 번 터지면 K팝 못지않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점에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메타씨어터는 공연가에서 꽤 알아주는 플랫폼이다. 7대의 카메라로 뮤지컬 공연을 찍은 뒤 온라인으로 영상을 내보낸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무대뿐 아니라 관객들의 박수까지 담는다. 154개국에 있는 회원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등 6개 언어로 자막을 내보낸다. 이렇게 뮤지컬 공연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은 메타씨어터가 세계 최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NHN링크, CJ CGV, LG유플러스 등으로부터 9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최 대표는 “연간 4000억원에 불과한 국내 뮤지컬 시장을 키우려면 해외에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메타씨어터는 국내 뮤지컬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직 소식을 접한 금융투자업계 사람들 사이에선 “드디어 결심했구나”란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박건영 사장은 “여의도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치고 최 대표의 문화예술 사랑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며 “공연업계에서 일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언제든 돌아오라’며 사표를 수리했다”고 했다.
학창 시절 밴드부에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른 최 대표는 클래식부터 뮤지컬, 헤비메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듣는 애호가다. 자택 인근에 마련한 개인 음악감상실의 벽면은 3000장에 달하는 LP로 둘러싸여 있다. 박서보 화백이 주목받기 전에 작품을 사는 등 그림 보는 눈도 남다르다. 최 대표는 “좋아하는 음악과 그림에 파묻혀 살고 싶어 한때 신문사 문화부 기자를 꿈꾸기도 했다”며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운명처럼 공연업계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메타씨어터를 ‘더 강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동영상을 단순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넷플릭스처럼 직접 제작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작가와 작곡가를 발굴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뒤 전 세계에 뿌린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에서 통하는 히트 작품을 뮤지컬에서 내놓는 게 목표”라며 “K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