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왜곡·포퓰리즘 입법" 우려
11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민심을 외면한 채 폭주하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부의 행태들을 책임 야당으로서 제대로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7대 긴급 민생 입법 과제를 선정해 이달 임시국회에서 긴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민생우선실천단에서 꼽은 7대 법안은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 지원법 △근로자 밥값 지원법 △금리폭리 방지법 △소상공인 피해지원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안전운임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하도급거래공정화법(납품단가연동제) △교통약자편의증진법 등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다.
야당으로서 민생 이슈를 내세워 정부·여당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도지만,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시장 가격 왜곡 가능성이 높아 ‘포퓰리즘’ 입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먼저 유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은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30%에서 70%까지 확대하는 김민석 의원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법정 최고한도인 37%까지 확대되면서 기름값 상승세가 일부 꺾인 데다 ‘정유사 때리기’라는 목소리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은행의 대출·가산금리 산정 방식, 원가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노웅래 의원이 은행이 이자율 산정 방식과 이자율 산정 근거가 되는 자료 등을 제공·설명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이어 박주민 의원도 가산금리의 원가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이번주 발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입법을 통해 대출 상품과 관련해 마진율 등 세부 내용을 공시하지 않고 있는 은행법을 뜯어고친다는 방침이다. 노 의원 안은 현재 대통령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은행의 이자율 산정 방식 공개 규정을 법률로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의원이 발의할 법안은 여기서 나아가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항목인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등 원가 항목과 마진율인 목표 이익률까지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