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에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한 대통령 관저에서 다량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

11일 로이터통신은 스리랑카 시위대가 점거한 고타바야 자라팍사 대통령 관저에서 빳빳한 신권 지폐 다발 1785만 스리랑카 루피(약 6500만원)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고타바야 대통령은 수천 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동에 몰려들자 급히 뒷문으로 빠져나가 해군의 호위 속에 배를 타고 피신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와 각 정당 대표의 사임 요구에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분노한 시위대는 실제 사임이 이뤄질 때까지 관저를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정부 시위대는 '국가 부도'의 원인으로 대통령 가문의 부패와 실정을 꼽았다. 락자팍사 가문은 2005년부터 권력을 쥐고 스리랑카를 통치해왔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동생인 바실 라자팍사 전 재무부 장관은 정부 관련 각종 계약에서 10%씩 커미션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스리랑카는 고타바야 대통령의 사임 선언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져있다.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물러나면 스리랑카 의회는 사임 후 한 달 내에 의회에서 의원 중 새 대통령을 뽑게 되고, 그가 잔여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임기는 2024년 11월까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