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징계에 따른 공백을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메꾸기로 결정한 11일 오후, 이 대표가 사흘간의 침묵을 깨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원 가입 독려 글을 올렸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 대표가 여론전을 위한 '우군 늘리기'에 주력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입니다"라면서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링크를 공유했다.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침묵한 지 이틀 만이다.

이날은 이 대표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국민의힘이 '속전속결'로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확정지은 날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초선, 재선, 중진 의원 모임을 잇달아 열며,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로 인한 이 대표의 공백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결론짓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뜻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복귀를 전제로 결정한 것이냐"는 물음에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당이 '이준석 지우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날 이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연신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은 "준스기형 너무 보고싶다", "6개월 후 이준석 대폭등", "나이 50 넘어서 인생 처음 정당 가입 완료", "당대표 하나 보고 당원 가입했다", "지나고 보면 항상 이준석이 옳았다", "끝까지 투쟁해달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글 게시 약 1시간 만에 댓글은 300여 개가 넘게 달렸다. 이 대표를 비판하는 반응도 일부 확인됐다.

이 대표의 징계가 확정된 지난 8일 당원 게시판도 들끓은 바 있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당원들은 이 대표가 '2030'의 지지를 끌어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이준석이 숨넘어가던 당 살려놓고 2030 지지율도 끌어왔는데 구태처럼 버림받았다", "가진 자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젊은 당대표를 마녀사냥 하듯 내쳤다"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탈당 의사를 내비친 반응도 일부 포착됐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 거취 압박을 받는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할 뜻이 전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사퇴할 뜻은 전혀 없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다"며 "어제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