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100세…1968년·1971년 시위대 발포 지시 혐의받아
멕시코 에체베리아 전 대통령 별세…'학생 시위대 학살' 오명
루이스 에체베리아 전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루이스 에체베리아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멕시코 정부의 이름으로 정중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변호사였던 에체베리아 전 대통령은 중도우파 제도혁명당(PRI) 소속으로 1970∼1976년 멕시코의 제57대 대통령을 지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멕시코에선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좌익 단체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자행됐고, 에체베리아도 이를 지휘한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고인은 멕시코의 20세기 최악의 정치적 학살로 꼽히는 두 차례 학생 시위대 학살에 책임이 있다는 오명을 말년까지 씻지 못했다.

멕시코 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1968년 10월 2일 멕시코시티 틀라텔롤코의 삼문화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을 향해 군경이 발포했다.

당국은 당시 사망자가 25명이라고 발표했으나, 학생과 인권단체들은 350∼4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에체베리아는 당시 내무장관이었다.

고인의 대통령 취임 후인 1971년 6월 10일에는 정부가 훈련한 민병대가 학생 시위대를 공격해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2000년 이후에야 이들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에체베리아 전 대통령은 2006년 가택 연금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교도소엔 단 하루도 수감되지 않았다.

1968년 사건 생존자와 유족 등으로 이뤄진 '68 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에체베리아의 죽음으로 대학살 사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법 절차가 계속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