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 사진=이도희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 사진=이도희 기자
“올해 사노피의 ‘ABL301’ 임상 1상 진입에 따른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수령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연초 사노피에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ABL301을 기술이전했다. 이 중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이 약 910억원이다. 사노피는 ABL301에 대해 세계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을 갖는다.

사노피가 올 하반기 ABL301의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초 수령한 계약금 외에도 ABL301에 대한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540억원을 올해 추가로 받게 된다. 여기에 앞선 기술수출로 인한 마일스톤 100억원도 연내 들어올 것으로 이 대표는 보고 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높인 플랫폼이다. 또 긴 반감기를 통해 기존 단독항체가 가지는 한계인 뇌로의 약물전달률을 높였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의 BBB 수용체를 인식할 수 있는 ‘IGF1R’을 통해 BBB를 투과한다. IGF1R은 사람의 뇌 미세혈관(BMV)과 뉴런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더 많이 발현된다. 때문에 목표하지 않은 다른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오프 타깃 효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항암 분야에서는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있다. 그랩바디-T를 적용한 ‘ABL503’과 ‘ABL111’은 미국 임상 1상 중이다.

이 대표는 “ABL503이 경쟁사인 젠맵보다 1년 정도 개발 단계가 늦어져있는데, 젠맵이 가진 독성의 한계를 극볼할 수 있는 용량까지 투약이 가능하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랩바디-T 기반 ‘ABL101’과 ‘ABL103’ 등도 개발 중이다. ABL101와 ABL103은 내년 임상 1상을 신청한다.

그랩바디-T는 종양에서 발현되는 항원과 4-1BB를 동시에 표적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킨다. 강력한 항암효과를 보이면서 4-1BB 단독항체의 주요 문제점인 간 독성을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원숭이 동물실험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 간독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랩바디-T 기반 파이프라인 모두 암항원(TAA) 발현이 높은 종양미세환경에 국한해 T세포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면역관문을 억제하는 ‘PD-L1’ 기반 플랫폼 ‘그랩바디-I’도 있다. 그랩바디-I로 개발한 ‘ABL501’은 국내 임상 1상 중이다.

회사는 그랩바디-I가 기존의 PD-1 또는 PD-L1 기반 치료제의 낮은 반응률 및 내성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