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오틱스 "내년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임상 1상 목표"
“슈퍼박테리아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습니다. 부작용이 없는 박테리오파지로 항균제 개발에 해법을 내놓겠습니다.”

용동은 마이크로바이오틱스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박테리오파지 라이브러리(집합체)와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는 다제내성균의 다른 이름이다. 다제내성균은 인류가 직면한 질병 위기 중 하나다. 2014년 한 연구에 따르면 다제내성균 감염 사망자는 2050년 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항균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다제내성균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그람양성균에 유효한 항균제로 여겨지는 카바페넴에 대한 내성 보고 사례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용동은 연세대 의대 교수가 연세의료원 교원벤처로 2016년 설립했다. 연대 의대의 각 분야 전문가가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이곳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용 대표는 “진단검사의학과 출신인 저를 비롯해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등 연세대 의대의 다양한 연구 인력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다제내성 녹농균 표적 치료 후보물질인 ‘MP001’을 주력 파이프라인(후보물질)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다. 용 대표는 약 15년 동안 300여종의 세균 용해성 박테리오파지를 발굴해 자체 라이브러리를 확보했다. 그는 “박테리오파지는 부작용 우려가 없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1a상이 불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MP001을 정맥주사(IV)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다. 용 대표는 “이미 인실리코 실험에서 분무 형태로 만든 제형과 IV 투여가 비슷한 효과가 난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섭씨 4도 냉장 보관이나 상온 보관 형태로도 유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는 후속 박테리오파지 후보 발굴이 가능한 플랫폼인 ‘커스토스(CUSTOS)’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1000여종의 병원균을 표적으로 하는 박테리오파지 라이브러리와 미생물총은행(마이크로바이오타)의 확장이 가능해 파이프라인 확대가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는 향후 박테리아로 인해 유발되는 암의 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하는 생산시설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구축 중이다. 내달 가동이 목표다. 최대 24만회 투약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용 대표는 “올해 150억원 유치를 목표로 시리즈B 투자에 나선 뒤, 내년에 임상 1상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