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시즌, "실적 둔화 반영됐지만, 침체는 아직"
미국 증시에서 이번 주 시작되는 2분기 어닝 시즌이 하반기 증시 회복에 대한 테스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미 동부 시간)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통화 정책으로 인해 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하락했고, 이제는 주가를 지지하는 핵심 기둥으로 기업 이익 성장이 남아있다"면서 "2분기 어닝 시즌은 기업 이익이 어떻게 유지되었는지, 그리고 기업이 하반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평가하는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여러 전선에서 역풍과 싸우고 있다. 높아진 투입 비용, 어려운 노동 상황, 공급망 환경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비싼 휘발유와 식료품 탓에 소비 지출은 냉각되고 있다. 또 달러 강세는 미국 제품의 해외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의 키스 러너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매우 양분화된 어닝 시즌이 될 것"이라며 "누가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갈 가격 결정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며, 더 많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JP모건 블랙록 등 대형 금융사들이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펩시코, 델타항공 등도 일반 기업들도 실적을 공개한다. 이들은 Fed의 긴축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새로운 가이던스를 내놓을 것이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2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느린 성장 속도다.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단기 이익 추정치를 낮추었지만 많은 투자자는 이러한 전망이 여전히 너무 장밋빛이라고 지적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이익 추정치는 역사적 평균보다 작은 폭으로 하향 조정되었지만, 올해에 대한 이익 추정은 오히려 증가했다. 마진에 대한 추정도 여전히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의 2분기 예상 순이익률은 12.4%로 5년 평균보다 높고 이전 분기보다 훨씬 높다. 퍼두셔리 트러스트의 한스 올슨 CIO는 "마진이 지금까지처럼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라며 "이는 현실보다 희망일 뿐"이라고 말했다.
2분기 어닝시즌, "실적 둔화 반영됐지만, 침체는 아직"
일부에선 올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주가가 붕괴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S&P500 지수는 향후 12개월 추정 수익의 약 16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약 21배 수준에서 대폭 떨어진 것이다. CBIZ 투자자문의 안나 래스번 CIO는 “시장은 오랫동안 이것(실적 둔화)을 예상해 왔다"며 "지금부터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기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최근 사업이 약화하였다고 경고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동안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S&P500 기업이 부정적인 가이던스를 내놓았다. 지난 6월 타깃은 소비자 취향의 변화, 마이크로소프트는 달러 강세가 각각 2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이키는 최근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 및 공급망 혼란으로 분기 매출이 늘지 않을 것이며 재고가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신료 기업인 맥코믹은 제품 가격 인상에도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을 신고했다.

업종별로는 나이키, 타깃, 아마존 등이 포함된 임의 소비재에서 이익 추정치가 가장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또 금융, 유틸리티 부문도 큰 폭의 이익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S&P500 기업 이익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에너지 기업의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가 없다면 S&P500 전체의 이익은 2분기 감소할 것이다.

비관론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에선 희망적 부분을 찾는다. 글로벌X의 존 마이어 CIO는 "시장은 아마도 지금 긍정적 소식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기업에서 나오는 공급망 개선이나 인플레이션 완화 징후는 희망적 신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원한다. 케스트라 홀딩스의 카라 머피 CIO는 "2022년 하반기까지는 기업 이익의 하락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시장은 이미 이러한 실적 둔화를 상당 부분 반영했지만, 실적 침체에 대한 가격은 책정하지 않았다"면서 "시장이 싸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