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한번 찍힌 中 BOE에 물량 준다…삼성·LGD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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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납품 상황 따라 삼성·LGD 물량 변화 가능성
"모든 단점 뛰어넘는 BOE 가격 경쟁력 거부 못해"
"애플, 수익성 방어 위해 더 원가 절감 나설 것"
"모든 단점 뛰어넘는 BOE 가격 경쟁력 거부 못해"
"애플, 수익성 방어 위해 더 원가 절감 나설 것"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가 애플 아이폰14 일부 라인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회로 배선 설계 무단 변경에 따른 신뢰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애플이 BOE의 가격 경쟁력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장기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애플 물량이 BOE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BOE가 애플에 납품하기로 한 제품은 아이폰13 기본형과 동일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기반 6.1인치 OLED 패널이다. 업계에서는 BOE가 신형 아이폰에 500만대 이상의 패널 공급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BOE 공급량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애플 물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4 시리즈 모든 모델에 적어도 6000만대 이상의 패널을,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맥스 등에 탑재되는 약 2500만대의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OE의 LTPS OLED 공급량이나 납기일, 품질 등이 애플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반 OLED가 애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OLED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 2분기 모바일용 플렉서블 OLED 출하량은 47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점유율도 59.4%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휘어지는 특성을 갖춰 고가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된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모두 플렉서블 패널이다. 2분기 BOE는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한 1340만장의 플렉서블 OLED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BOE는 저렴한 단가를 강점으로 애플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BOE의 공급망 합류를 기점으로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이어온 패널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더 강화할 방침. BOE가 합류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추가적 공급 단가 인하 압박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신뢰가 깨진 기업과는 다시 거래를 하지 않는 전통이 있는데, 그걸 깨고 BOE와 손을 잡았다"며 "결국 모든 단점을 뛰어넘는 BOE의 가격 경쟁력을 애플이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BOE가 애플로부터 남기는 마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BOE는 '애플 공급사'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애플로서는 중국 시장 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OE의 초기 물량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애플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금은 기본 모델에만 탑재가 되겠지만 향후 다른 라인업으로 BOE 패널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고, 나아가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 물량을 BOE가 가져가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BOE 사례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패널 시장에서도 곧 한국 기업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년 뒤에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41.5%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33.2%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다. 2004년 일본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지 17년 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에 큰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BOE의 애플 OLED 패널 공급비중 확대는 한국 기업 실적에 직격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에 이어 OLED 시장 주도권마저 중국에 내준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매체는 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아시아는 "전 세계가 한국과 중국기업 사이 OLED 경쟁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이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다면 그 다음은 더욱 중요성이 큰 반도체가 위협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이 쪼그라든 소비자 수요로 매출에 큰 훼손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애플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더욱 원가 절감에 나서려 할 것이다. BOE가 큰 사고만 안 친다면 한국 기업의 물량이 차츰 BOE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중국 BOE, 애플로부터 아이폰14 OLED 패널 승인받아
12일 디스플레이 업계와 중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기즈차이나 등에 따르면 BOE는 최근 애플로부터 아이폰14에 탑재될 OLED 패널 인증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 BOE는 아이폰14 기본 6.1인치 모델에 쓰일 패널을 이번 달부터 시양산에 들어가 오는 9월부터 본격 양산한다.BOE가 애플에 납품하기로 한 제품은 아이폰13 기본형과 동일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기반 6.1인치 OLED 패널이다. 업계에서는 BOE가 신형 아이폰에 500만대 이상의 패널 공급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BOE 공급량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애플 물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4 시리즈 모든 모델에 적어도 6000만대 이상의 패널을,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맥스 등에 탑재되는 약 2500만대의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OE의 LTPS OLED 공급량이나 납기일, 품질 등이 애플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반 OLED가 애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OLED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 2분기 모바일용 플렉서블 OLED 출하량은 47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점유율도 59.4%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휘어지는 특성을 갖춰 고가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된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모두 플렉서블 패널이다. 2분기 BOE는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한 1340만장의 플렉서블 OLED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
BOE, 가격경쟁력 앞세어 애플 공략 성공
애플은 지금껏 BOE 패널을 구형 아이폰에 사용하는 리퍼용으로 활용해 왔다. 지난 2월에는 BOE가 무단으로 애플의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 배선 설계를 변경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애플과의 패널 공급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후 BOE는 애플 본사로 담당자를 보내 해당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결과적으로 BOE는 저렴한 단가를 강점으로 애플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BOE의 공급망 합류를 기점으로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이어온 패널 공급선 다변화 전략을 더 강화할 방침. BOE가 합류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로부터 추가적 공급 단가 인하 압박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신뢰가 깨진 기업과는 다시 거래를 하지 않는 전통이 있는데, 그걸 깨고 BOE와 손을 잡았다"며 "결국 모든 단점을 뛰어넘는 BOE의 가격 경쟁력을 애플이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BOE가 애플로부터 남기는 마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BOE는 '애플 공급사'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애플로서는 중국 시장 마케팅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OE의 초기 물량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애플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금은 기본 모델에만 탑재가 되겠지만 향후 다른 라인업으로 BOE 패널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고, 나아가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 물량을 BOE가 가져가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BOE 사례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패널 시장에서도 곧 한국 기업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년 뒤에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41.5%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33.2%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다. 2004년 일본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지 17년 만이다.
"한국, 중국에 OLED 주도권 내준 다음엔 반도체 위협받을 것"
외신도 BOE 약진에 따른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경쟁력 하락을 분석했다. 일본 경제 전문매체 니케이아시아에 따르면 BOE 등 중국 상위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중소형 및 대형 올레드 패널 분야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니케이아시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100명 넘는 엔지니어 인력이 BOE로 이동해 중소형 올레드 양산을 도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에 큰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BOE의 애플 OLED 패널 공급비중 확대는 한국 기업 실적에 직격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에 이어 OLED 시장 주도권마저 중국에 내준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매체는 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아시아는 "전 세계가 한국과 중국기업 사이 OLED 경쟁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이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다면 그 다음은 더욱 중요성이 큰 반도체가 위협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이 쪼그라든 소비자 수요로 매출에 큰 훼손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애플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더욱 원가 절감에 나서려 할 것이다. BOE가 큰 사고만 안 친다면 한국 기업의 물량이 차츰 BOE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