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규 유한양행 상무
안경규 유한양행 상무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중추신경계(CNS) 질환 관련 뇌 투과 기술, 암세포 특이적 전달 기술, 단백질 분해 기술 등을 가진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경규 유한양행 상무는 12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앞으로도 지속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기준 연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이를 통해 30가지의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이 중 약 절반은 핵심 전략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서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개발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이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50여개 기업(기관)에 약 5000억원 투자했다. 대표적인 성과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다.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전임상 직전 단계의 렉라자를 들여왔다. 이후 물질 최적화부터 공정개발, 전임상 및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였다. 2018년 11월 얀센에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현재 얀센이 1차 단독요법 및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2차요법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안 상무는 “지난 4월 확보한 임상 1·2상 데이터에 따르면 2차 치료제 임상 결과 전체생존율(OS)이 38.9개월로 경쟁약물의 26.8개월 대비 약 12개월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도 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해 유한양행이 초기 임상을 진행했다. 이후 미국 척추전문 기업인 스파인 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했다. 스파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없이 바로 3상을 진행하도록 임상을 허가 받았다. 올해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이전받아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아 곧 1상에 진입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치료 접근법(모달리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표적단백질 분해기술 중 하나인 ‘프로탁’, 메신저리보핵산(mRNA),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기술 등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최근 업테라와 염증 단백질 분해 약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 연구진과는 체내 안정성과 표적(타깃)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mRNA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주엽 신시내티대 교수팀과는 표적조직에 대한 mRNA의 전달력을 높이는 지질나노입자(LNP) 원천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플랫폼 및 원천기술 확보에도 노력한다. 유한양행은 지난 2월 경기도 군포시와 ‘유한양행 바이오연구소 및 부설 CMC센터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첨단 바이오 연구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미국 보스톤과 샌디에이고, 호주에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했다. 현지 학교나 벤처, 제약사 등과 협업하기 위해서다. 유럽에도 거점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이 다양하게 있는 만큼, 이들 나라의 임상수탁기관(CRO)이나 위탁생산(CMO) 기업과도 협업할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