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큐릭스 "혈액 3㎖로 대장암 조기진단하는 제품 2024년 허가 목표"
“분변으로 대장암을 조기진단하는 제품이 시중에 있지만 검사 편의성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있습니다. 혈액 3㎖만으로 대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2024년 상반기 허가받는 게 목표입니다.”

박현욱 젠큐릭스 부사장은 12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젠큐릭스는 예후진단 동반진단 조기진단 등 3개 진단 분야 각각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진단 전문 업체다.

젠큐릭스의 주력 사업은 암 환자의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분석해 항암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예후진단 분야다. 특히 유방암 예후진단은 진단 시장에서 꾸준히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매년 200만여명의 유방암 환자가 새로 나온다. 이들 중 절반 가량이 예후진단 검사를 받아서다. 미국 진단업체인 이그젝트사이언스의 ‘온코타입DT’가 세계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그젝트사이언스는 이 제품만으로도 지난해 6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냈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인 ‘진스웰BCT’를 공급 중이다. 진스웰BCT가 온코타입DT 대비 갖는 강점을 세 가지로 추렸다. 우선 진스웰BCT는 아시아 시장에 특화됐다. 박 부사장은 “미국에선 60대 이상 환자가 많지만 한국에선 40~50대 초반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드러나듯 유방암은 인종 간 양상이 다르다”며 “온코타입DT는 백인을 대상으로 개발됐지만 진스웰BCT는 아시아 환자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검사 후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드러내는 지표인 ‘위험비’에서도 경쟁 제품보다 우위라고 했다. 젠큐릭스는 진스웰BCT에 실손보험이 적용되면 환자 입장에서 경쟁 제품 대비 80~90%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젠큐릭스에 따르면 온코타입DT는 국내에서 실손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젠큐릭스는 진스웰BCT의 국내 판매를 지난 상반기 본격화했다. 국내 유방암 수술의 90%를 담당하는 70개 대형병원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박 부사장은 “현재까지 진스웰BCT를 출시한 병원은 30곳에 이른다”고 했다.

동반진단 사업에선 기존 실시간 종합효소연쇄반응(PCR)보다 민감도가 50배 이상 뛰어난 드롭렛디지털PCR(ddPCR) 제품을 공급하는 데에 사업 초점을 맞췄다. 동반진단은 암 환자에게 어떠한 표적항암제를 처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진단이다. ddPCR 분야에선 미국 바이오라드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젠큐릭스는 바이오라드와 협업해 이 회사 장비에 사용 가능한 형태로 암 동반진단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바이오라드는 40개국에 법인을, 140개국에 대리점을 두고 있어 공급망이 넓다”며 “바이오라드의 공급망을 활용하면 동반진단 제품의 해외 판매도 보다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기진단 분야는 아직 제품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젠큐릭스가 공들이고 있는 분야다. 젠큐릭스는 2024년 상반기 중 허가를 목표로 간암과 대장암을 대상으로 한 혈액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가 분변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젠큐릭스는 혈액 3㎖만으로도 대장암 조기진단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기존 분변 조기진단 제품보다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검사 편의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간암 조기진단 제품은 탐색 임상에서 초기 단계 암 대상으로 정확도 87%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는 “방광암 위암 폐암 등에서도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을 마쳤다”며 “대장암 진단제품은 서울아산병원과 전향적 임상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